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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문 Jun 15. 2024

과몰입은 정말 나쁜가

관심과 행복의 상관관계

과유불급(過猶不及).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초등학교 한자 시간에 배우는 사자성어로, 실생활에서도 심심찮게 사용되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사자성어의 영향인지, 단어 앞에 과- 가 붙으면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그 중 '과몰입'이라는 단어는 한 곳에 정신을 집중한다는 의미의 '몰입'에, 넘침을 의미하는 '과'가 붙어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관심을 가진다' 내지는 '자신과 관계 없는 일에 쓸데없이 몰두한다' 등의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오죽하면 '과몰입 금지'라는 말이 있을까. 


나 또한 과몰입은 정신 건강에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 문뜩 정말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삶을 '선택의 연속'이라고들 말하며 자유도가 높은 게임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의외로 뼈대가 되는 메인 퀘스트가 있다. 학창시절의 학업활동, 졸업 후 경제활동, 결혼 후 육아, 은퇴 후 노후관리 등이 그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모양새로 서로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무언가에 과몰입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과몰입할 대상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하면, 개인의 체력과 시간이라는 한정적인 자원을 자신의 관심 분야에 온전히 쏟아 붓는다. 이러한 사람들을 생산성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이라 칭할 수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건강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지는 않을까. 


행복을 얻기 위해서 지금 해야할 중요한 일을 내팽개치고 비생산적이지만 즐거운 일에 몰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세상에서 요구하는 일들을 하다보니 어느샌가 그 외의 것들에는 관심을 주지 못하고 살아오지는 않았나. 그런 관심들이 한 사람의 '취향'이요, '취미'가 되어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해주지는 않을까. 


열심히 살아감에 따라 오히려 자신을 놓쳐가는 지금, 과몰입할 수 있는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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