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 <당신이 옳다>
모든 마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1.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어떤 마음을 갖게 되는 배경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어떤 잣대나 기준으로 그 마음을 평가하고 따지려는 경형이 있다. 뭔가를 자꾸 훈계하고 가르치려 든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버릇인지 모르겠다.
훈계하고 가르치고 바꾸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일단 그 사람의 마음을 잃어주는 것이다. ‘그랬구나~’ ‘네 마음은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라고 그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는 일이 중요하다. 이것을 우리는 공감이라고 한다.
영혼 없는 공감. 그런 사람도 있다. 그냥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듯한 사람. 이런 영혼 없는 공감은 척 보면 안다.
너무나 흔하면서도 어려운 ‘공감’
2. 공감이라는 말이 ‘치유’나 ‘힐링’처럼 너무 지겹다 싶다. 단어의 인플레이션이라고나 할까. 너무 흔해 빠졌다는 느낌. 여기저기서 공감이라는 말을 부르짖지만 제대로 된 공감은 쉽지 않다. 내 판단, 기준, 편견을 다 버리고 일단 그 사람의 마음의 방에 완벽하게 입장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자꾸만 솟아나는 ‘나’, 그 ‘나’를 잠시 내려놓고 그 사람의 마음에 포개는 일은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지난한 과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완전히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상대의 말을 들으며 내가 그 마음에 공명하고 내 마음까지 움직이게 됐을 때, 그것이 진정한 공감이라고 정혜신 박사는 말한다.
살다 보면 ‘공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다. 아니, 어려운지 쉬운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간다. 제대로 공감하려고 했을 때 비로소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세상에는 공감할 수 없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제대로 공감해줄 수 있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하고 보석 같은 존재인지. 많을 필요는 없다. 단 한 사람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