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을 통해 셀프 매니지먼트를 시작한 지 약 3년 정도 되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나에게 더 효율적이고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최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시스템의 원칙은 효율성과 단순함”이라는 것이다.
효율성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목표가 있어야 하며, 그 목표가 장기적으로 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동해야 하고, 그 목표를 도달하기 위한 방법에 낭비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높은 우선순위로 두기만 해도 정말 많은 것이 바뀐다. 우선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변화를 시도한다. 지금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는 또 다른 비효율성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효율적이기 위해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위한 최적의 전략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 내키는 대로 바꾸는 게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찾고 시도하는 것이다.
기존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또한 효율성은 새로운 효율적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독려한다. 지금 내가 가진 시스템 중에는 기존 것에서 진화한 것도 있지만 전혀 새롭게 만들어낸 것들도 많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것들이다. 시간, 노력, 정신적 피로도 등 정해진 자원 안에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핵심은 “찾아간다”는 것이다. 효율성은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절대 단 한 번만에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출 수는 없다. 시도하고, 수정하고, 개선하면서 최적화 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전에는 굉장히 낭비가 많고 비효율적인 생활패턴이나 습관 등을 불편하게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다.
두번째 요소는 단순함이다. 이는 효율성과도 연관되지만 약간 다르다. 단순한 건 효율적이다. 하지만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든 행위가 단순함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종종 효율적이기 위한 변화들이나 시도들이 복잡성을 증대시킬 때가 있다. 그 플랜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단순함이 복잡함보다 우월하다. 대표적으로 오컴의 면도날에선 때로 단순한 이론은 더 높은 확률을 가지며, 때로는 단순한 이론은 관찰 결과를 더 잘 설명하고, 때로는 모델의 단순성은 그 모델의 예측 정확도 추정치와 관련이 있다는 원리를 찾아냈다. 단순한 공식이 복잡한 알고리즘 보다 나을 때가 많다.
단순함이 좋은 이유가 많지만 가장 핵심은 인간은 복잡한 것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주 낮은 수준의 복잡성만 증가해도 복리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그리고 그 복잡성의 홍수에서 허덕이다 셧다운 되고 마는 게 인간이다. 조직은 이런 복잡성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만 개인은 그렇지 못하다.
좋은 시스템은 효과가 있는 대안 중 가장 단순한 시스템이다. 좋은 시스템은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 후의 삶이 얼마나 더 단순해졌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단순한 것은 구체적이고, 현재 의사결정에 실용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효율성과 단순함을 대원칙으로 시스템을 갖춰가는 중 기막힌 방법을 알게 됐다. 바로 체크리스트다.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정해진 양식으로 해야 할 일을 하거나, 피드백을 하거나, 사후 판단을 하거나, 등급을 분류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단지 체크 표시를 하기 위한 네모칸을 만들어 놓기만 해도 뇌의 부하가 상당히 줄어든다.
다음은 내가 사용하는 체크리스트의 예시다.
체크리스트를 사용하면 내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고, 이 업무에 어떤 점이 중요하고,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고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나는 그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정해진 상황에 그것을 활용해 체크 표시만 하면 된다. 마인드 맵에 견줄 정도로 단순하지만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