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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 Jul 24. 2017

술먹는 쿼카 (1)

시작

오랫만에 브런치를 시작한다.

정말 오랫만이다.


마지막 브런치로부터 여러 달이 지났다.


몇 달의 백수생활과 취직, 그리고 몇 번의 이별과 만남. 이렇게 반복의 시간을 느끼기 전에 어느덧 서른을 넘어버린 나이가 되버렸다. 이젠 청춘이라고 불러줬으면 하는 단어의 언저리에서 나는 아슬아슬 바늘 끝에 서 있다. 하지만 그 끝에서 날 언제나 세워줬던 것은 불특정 다수, 혹은 자주 보던 이와 먹었던 술 일것이다.


술을 먹을 때 만큼은 내 자신의 한계에서 벗어나 한없이 밑으로, 한없이 위로 혹은 절제하며 자유로움을 느껴왔다. 그리고 억지로 맞지 않는 가면을 쓰고 회사생활을 할 때와, 술자리에서의 나만의 가면을 쓸 때의 느낌은 정말 달랐다.(누구나 상황에 맞는 술자리 가면을 쓰리라 난 생각한다)


이 글은, 아마 술로 비롯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열할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술을 먹고 글을 쓰거나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대학시절, 사랑에 실패하고 술에 취한 국문과 3학년 복학생의 글보다 더욱 찌질한 글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뭐 하나 제대로 끝내보지 못한 나에게 있어서(게임 빼고), 또 다른 미완의 싸지름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더욱더 편한 생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싸지름은 똥이 되어 나에게 쥐똥만큼의 자양분을 주지 않을 까 하는 생각.


2017년 7월 24일

역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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