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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 Oct 27. 2019

넥센 히어로즈를 추억하며 (2)

이제는 키움이 되어버린 히어로즈

 힘들었던 키움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예전 201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통한의 패배를 당한 히어로즈는 올해 2019년에도 두산에게 셧아웃을 당했다.


뭐 어쩔 수 없지.



카톡방에서는 내가 히어로즈 팬임을 아는 사람들이 위로를 건내지만, 나는 그럴 때마다

"에이 없어질 수 도 있었던 구단인데, 이 정도까지 올라온게 어디에요" 라는 말을 남겼다. 제작년, 작년, 올해 구단주의 비리와 여러 잡음들이 끊이지 않아서, 올해의 성적은 영시원찮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3위에 한국시리즈까지?


사실 욕심이 없다고는 말 할 수 없겠다. 꽤나 오랫동안 히어로즈를 응원해왔던 팬으로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히어로즈를 오랜 친구처럼 곁에 두고 봤던 마음으로는 속으로 작은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정말이지


올해 솔직히 야구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제작년만 하더라도 일년에 야구장을 서너번 방문 했었지만 올해는 야구장은 커녕 퇴근시간에 야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하지만 이정후를 필두로 많은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불살랐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안다. 왠지 히어로즈는 그런 이미지니까.


젊음, 뜨거움, 간지, 언더독

(온전히 개인의 감상이다)


사실 언더독을 응원하는 것 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과거의 글에도 썼지만 사실 키움을 응원한 것도 '불쌍해서'라는 감정이 앞섰기 때문. 대표적으로 구단의 프렌차이즈 스타라도 표현해도 될 만큼 빛을 보고 있는 (현재는 모르겠지만) 서건창 선수의 경우 언더독 구단에서 언더독 선수 신화를 일으킨 멋진 선수가 아닌가?


그런 선수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서건창, 박병호, 김상수, 이지영 등... 모두가 한 스토리 하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모여있는 구단이 괴물같이 1등을 수성하고, 막대한 자금력으로 선수들을 사 모으는 구단들을 이길 때 마다 짜릿한 기분이 든다.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고통당하는 히어로 처럼 말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키움 히어로즈가 정말 영화 속 히어로 처럼 정의와 사회와 부조리와 싸운다는 것은 아니다. 프로는 돈이 모든 것을 움직이고, 돈이 실력의 척도가 되는 돈냄새 나는 그런 것들이기 때문. 하지만 나는 히어로즈를 보며 아직도 꿈을 꾼다.


그들이 설령 프로라고 해도, 내 마음 속을 움직이는 것은 프로가 아닌 것들 이니까.


또 반복하지만,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우승을 하고 내가 그 야구장에 서 있을 때 나도 키움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2019년 10월 27일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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