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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Sep 12. 2021

뮤지컬 HADES TOWN 하데스 타운 20210912

특정 인물에 대한 덕심이 뻐렁치는 글이니 주의하세요
















  *들어가면서


  눈꽃은 EXO, 시우민의 팬이다. 처음에는 라이트 하게 파다가 2015년 3월 15일 엑소 콘서트에 갔다가 무대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시우민을 보고 인생 다 바쳐 그를 사랑하겠노라 결심했다. 덕질을 인생의 비타민, 기분전환 정도로만 생각하다가 그날을 기점으로 탄단지 3대 영양소 EXO is my LIFE가 되어버렸다. 때마침 서울로 독립하게 되며 덕질은 더욱 가열차졌다. 점점 더 마음이 깊어지는 와중에 당시 일하던 회사의 고용주와 사이가 극악으로 틀어지게 되면서 사직서를 던지고 바로 공항으로 달려갔다. 엑소의 해외투어 콘서트를 가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시우민에 대한 애정은 깊어져만 갔고, 단 한순간도 시우민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눈꽃은 12살부터 지금까지 온갖 덕질(유구한 덕질 계보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기록해보겠다.)을 해왔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주로 아이돌을 좋아했기에 뮤지컬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눈꽃의 첫 뮤지컬은 엄마 손을 잡고 어디 회관에서 보았던 어린이 인형 뮤지컬이었다. 제목도 기억 안나는 걸 보니 인생에 큰 충격도 아니었고 그냥 그랬었지 하는 정도로 추측된다. 제대로 본 첫 뮤지컬은 시우민이 군대에 가 있었을 때 개막했던 군뮤 <귀환>이다. 처음으로 보러 가는 뮤지컬이었기에 바짝 긴장해서는 같이 일하던 선생님(뮤덕)께 뮤지컬 예절도 배우고 머릿속으로 예습도 했다. 슈승호를 보며 손바닥으로 입을 꽉 누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건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기 때문이다. 눈꽃은 그렇게 시우민을 따라 <하데스 타운>을 보게 된다.

  눈꽃은 뮤지컬에 대한 용어 잘 모르고 상식도 얕다. 글은 전문적이지 못하고 한 인물에 대한 편파적인 애정에 눈살이 찌푸려질 수 있으니, 여기까지 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뒤로 가시면 되겠다.




  1. 티켓팅이 이런 건 줄 몰랐죠ㅠㅠ


  아이돌 덕질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티켓팅 날 전후로 건들지 않는 게 좋다. 수능 보던 날, 대학 면접 보던 날, 싸트 시험 보던 날, 회사 합격 공지 뜨던 날 등등등. 살아오면서 인간은 긴장할 일이 참 많다. 앞서 언급한 '긴장되던 순간'은 실패하더라도 다음을 도모할 수 있는 힘과 용기, 그리고 새로운 기회라는 말이 수식어로 붙을 수 있다. 하지만 티켓팅의 실패는 곧 파멸이다. 양도를 찾아 트위터를 뒤지고 티켓베이에 들락날락, 예매처마다 취소표가 풀리는 시간을 노려 취켓팅, 그 후 수시로 포도알을 찾아다니며 피폐한 시간을 보낸다. 운이 좋아 내 이름 박힌 표를 얻거나 친구의 친구에게 건너 건너 표를 양도받게 된다면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연 당일 콘서트장 탑돌이를 하며 암표상과 은밀한 거래를 위해 눈짓을 보내거나, 텐트 치고 밤을 새워서 현판 줄을 서야 한다. 그렇게 해서도 표를 구하지 못하면... 와이파이 빵빵하게 터지는 곳을 찾아 앉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콘서트 소식을 새로고침하며 보며 오열해야 한다. 그만큼 티켓팅은 덕후 인생에서 가장 큰 고난이고 역경이다. 그 큰 산을 넘으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찾아오리라.

  <하데스 타운> 티켓팅 또한 그랬다. 처음에는 어느 자리든 가기만 하면 된다는 의지로 달려들어 3층을 잡았다. 그래, 거기라도 감사했다. 시우민이랑 같은 공간에서 산소를 공유할 수만 있다면. ( 1) 카이사르가 내뱉은 공기 분자들이 지구 대기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있다고 가정, 2) 그 분자들 대부분이 다른 분자에 묶여있지 않고 자유롭게 떠 돌아다니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방금 들이마신 공기에는 카이사르가 내뱉은 공기 분자 중 적어도 하나를 들이마실 확률이 약 99%라고 한다. 출처 :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 개념 100)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세 장의 표가 취소당했고, 눈꽃은 선예매 대상자가 되어 티켓팅의 지옥을 향해 다시 발을 돌려야 했다.

  그날은 이상했다. 아침 11시가 티켓팅 시간이라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전날 같이 일하는 선생님(위에서 잠깐 언급한 뮤덕)이 무조건 피씨방에 가라고 말을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5년 된 노트북과 온갖 예매처에 블랙리스트(?)로 등록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IP주소.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었는지 그냥 집에서 티켓팅을 하기로 했다. 11시가 되자마자 새로고침> 날짜 선택> 자리 선택까지 단 한 번의 버벅거림도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단계가 넘어갔다. 거짓말처럼!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 당연히 스킵해야 할 주의사항을 눈으로 빠르게 훑고 결제까지 깔끔하게 끝냈다. 그렇게 내가 잡은 자리는 OP석. 무대 기준 세 번째 줄, 중앙 블록이었다. 티켓팅 용병들이 참담한 소식을 전해오는데 거기에 답장을 할 수도 없었다. 잡은 자리가 믿기지 않아서. 후에 뮤덕 선생님께 이 사실을 전했더니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 날이 있어요, 뭐에 홀린 듯 자리 잡히는 날이요."


  엑소 콘서트에는 죽어도 그런 날이 안 오더니 드디어 눈꽃에게도 기회가 왔다. 그렇게 눈꽃은 9월 12일, 실질 3열, 뮤지컬 <하데스 타운>을 보러 가게 된다.




  2. 자고 일어나면 D-day의 숫자가 줄어든다.


  아침마다 눈꽃이 한 일은 내 표가 실존하는지 확인하는 거였다. 다른 날짜와 다른 자리는 둘째치고 자첫이 오피석이라는 사실을 매일매일 눈에 담아야 했다. 그 힘으로 일어나고 그 힘으로 일을 하고 그 힘으로 수업을 들었다. 시우민의 오르페우스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눈꽃을 살게 했다. 원장님도 눈꽃을 보고 확실히 사람이 전처럼 생기 넘친다고 한 마디 하실 정도였다.(코로나로 <귀환> 고양 공연이 취소되고, 오프 행사를 가지 못하게 되면서 눈꽃은.... 말해 뭐하나요... 죽지 못해 살았습니다...) 뮤지컬 보기 전에 잔여백신도 2차까지 접종했다. 공연 보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지면 어쩌나, 너무 좋아서 기절하면 어쩌나 등등 갖가지 걱정을 하며 달력의 날짜를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애들 시험대비도 일찍 시작했다. 덕질에 정신 빠져서 일 제대로 안 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엄청 열심히 일했다. 11일 밤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다음 날을 위해 먹는 것도 조심하고 일찍 누워 눈을 감았지만 잘 수 없었다. 누가 보면 눈꽃이 뮤지컬 공연장 한가운데에서 탭댄스라도 추는 줄 알 정도였다. 눈꽃은 원래 콘서트를 보러 가기 전날에도 긴장했다. 직접 무대에 올라가 노래 부르며 춤추는 게 아닌데도 이상하게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며 긴장감에 시달렸다. 9월 12일 공연을 보러 가기 전날 밤도 그랬다.



  3. 드디어 오늘이다, 민석아! >.<


  길치 눈꽃은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공연장인 엘지 아트센터 가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둔 블로그 글을 보며 역삼역으로 갔다. 사진으로 친절하게 안내표 하나하나 찍어 올려주신 천사님 덕분에 길을 헤매지 않고 무사히 엘아센 티켓 수령하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거리두기 4단계로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았다. 표를 찾고 공연이 시작되는 걸 기다리면서 일부러 사람 없는 구석에 있었고, 물을 마시는 것도 외부로 나가서 마셨다. 그 와중에도 계획한 건 다 해야겠다는 마음에.... 슬로건 들고 사진도 찍었고(눈꽃은 여기에서 대단한 짓을 했다. 콘서트장처럼 당연히 모든 사람이 시우민 팬이겠지 하고 아무나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트친이 그 사실을 알고 '당연히 밍구리-시우민 인형- 한 마리라도 들고 계신 분께 부탁하셨죠?'라는 질문을 해왔다. 아... 그냥 평범한...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관객분이셨던 것 같다. 친절하게도 그분은 사진을 두장이나 꽤 잘 찍어주셨다는..... 트친의 한 마디 : 역시 사랑은 위대하다.) 나눔도 받았고 데리고 간 슈냥이와 뚱슈르(둘 다 인형 이름)의 사진도 찍어주었다. 그렇다. 덕후는 공연 전후로 바쁘다. 코시국의 뮤지컬이었기에 이 정도지 콘서트 전후로는... 상상만으로도 정신없다. (가방은 도라에몽 주머니가 되고 응원봉과 당일 구매한 굿즈로 두 손이 무거워지며 콘서트 후 뒤풀이까지 하면 택시 타고 집에 가는 건 기본이다.) 아무튼 언제 오나 손꼽아 기다리던! 시우민 보는 날이 왔다! 마스크를 써야 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잇몸 마르게 웃고 있는 내 입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을 테니까.



  4. LG ART CENTER 엘지 아트센터 시야


  뮤지컬의 ㅁ도 모르는 나는 매일같이 시야를 검색했다. 어디가 잘 보이고, 어디 쪽에 시우민이 많이 온다, 어디에서 보면 표정이 눈에 다 들어온다 등등등. 눈꽃의 자리는 OP C열 중블이었다. 엘아센도 처음이었고, 뮤지컬도 초보이니 일단 시야 중심으로 느낀 점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먼저, 무대가 약간 높아 보였다. 서 있을 때와 앉을 때 바라보는 무대의 느낌이 확 다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가깝다. 엄청 가깝다. 에우리디케가 헤르메스에게 성냥을 받아 초를 켜는 장면이 나오는데, 성냥 한 개비가 잘 보일 정도로. 시야는 충격 그 자체였다. 매번 콘서트장의 한 마리 최소 새우젓 최대 면봉처럼 앉아 있던 1인이었기에. 무대가 잘 보이는 게 아니라 오바 조금 보태서 무대에 같이 있는 것 같았다. 안방 문 열어두고 거실 소파 위에서 방방 뛰고 있는 남동생 보는 정도의 시야. 눈꽃이 수업할 때 가장 뒤에 앉은 학생을 보는 정도. 살짝 높은 무대와 바닥에 설치된 조명 때문에 배우가 앞으로 오면 발목 아래로는 보이지 않은 단점이 있지만, 이건 정말 꾸역꾸역 찾아낸 단점이다. 왜냐하면 눈꽃은 시우민의 얼굴과 노래하는 목소리를 들으러 간 거라서요. 누워서 뒹굴+진한 스킨십이 좀 걸러 보인다는 장점(...)도 있다. 원래 덕후의 멘탈은 그러하다. 내 오빠가 다른 여자랑 찐하게 붙어 있으면 비즈니스라 해도 마음 아픈 법. 아무튼 만족도는 326%. <귀환> 9열이 눈꽃 인생 가장 가까이서 시우민을 보았다고 말해왔지만, 2021년 9월 12일을 기점으로 바뀌에 된다. <하데스 타운>의 20210912 시우민. 그것은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고객님, 앉으세요."

  눈꽃은 움직이지 않았다.

  "고객님, 몇 열로 가시겠습니까?"

  "OP석."

  티켓 예매처들이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했던 예스 24가 윗몸을 좌석표 위로 바짝 내밀면서, 말한다.

  "고객님, OP석은 매진입니다. 엘지 아트센터는 앞열에 단차가 없어 5열부터가 실질적인 1 열입니다. 그런 단차도 없는 자리에 가셔서 어떻게 공연을 보시겠다는 말이십니까?"

  "OP석."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엘지 아트센터는 과학입니다. 어느 자리를 가도 잘 보이시고, 어디든 음향이 좋습니다. 왜 OP석을 고집하십니까?"

  "OP석."

  이번에는 인터파크가 옆에 좌석표를 쿡쿡 찌른다.

  "1000원을 내시고 예매대기를 걸으실 수 있습니다만, 언제 OP석이 취소될지 장담하지 못합니다. 왜 그런 모험을 하시는 거죠? 아직 1층에는 좋은 자리가 많습니다."

  "OP석."


  자리는 역시 OP석이었다. 무대가 높아 고개를 바짝 들어야 해서 목이 아프다는 후기는 다 거짓말이었다. 눈꽃은 고개가 전혀 뻐근하지 않았다. 원래 최애는 올려다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시우민 다리가 이메다로 보이고 작은 얼굴에 눈코입 다 담겨져 있는 것도 보이고 몸을 돌릴 때마다 허공에 흩날리던 성수聖水(성수X 땀O)도 보이고 찡그리는 표정 웃는 표정 종이꽃(이라 쓰고 풍차라고 읽는다.) 만들고 살살 떨리는 꽃잎까지 보이는데! 눈꽃은 공연 내내 생각했다. 오늘 이 자리를 앞으로 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대리 티켓팅 업체에 연락해 물으니 13만 원을 달라고 했다. 티켓값이 13만원이었으니까 거기에 13만원을 더 얹어달라는 말에 넵 알겠습니다 하고 빽스텝 했다.) 그런데 A열은 목이 아팠을 거 같긴 하다. 무대 위 배우분들을 거의 우러러보시던데. B열 분들은 몸을 살짝 누워서 보셨고. C열은 정말 좋았다. 4차 티켓팅에서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왜 뮤덕분들이 OP석 OP석 하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5. 오전에는 예수님 믿고 천국 가고 싶다 기도했는데, 오후에는 내 발로 지옥에 걸어 들어갔다.

  <하데스 타운>은 젊은 몽상가 오르페우스, 그의 뮤즈 에우리디케, 여름의 태양을 환하게 만드는 페르세포네 그리고 지하 세계의 왕 하데스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지옥까지 가서 데리고 나오다가 뒤를 돌아보았던 오르페우스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다. 어렸을 때 한참 외국의 신화에 빠져서 온갖 책을 섭렵해 읽은 덕분에 내용이 크게 생소하다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몇 가지 인상적인 게 있다면,


  1) 페르세포네의 이미지 : 책으로는 데메테르가 애지중지 키운 딸이라 유약하고 수동적인 인물로 상상해왔다. 그런데 극 중의 페르세포네는 눈꽃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전혀 달랐다. 유쾌하고 쾌활하고 파워 넘치는 페르세포네. 지하세계에 살며 하데스의 영향을 받아서 바뀐 걸까, 아니면 원래 그런 당찬 여자였을까 궁금하다. <하데스 타운>의 페르세포네는 무척 인상 깊었다. 화려한 연기와 힘 있는 노래에 눈이 엄청 바쁘게 움직여였다.

  2) 무대 연출 : 다른 뮤지컬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하데스 타운>은 빛을 잘 이용했다. 어둠과 밝음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암담한 지상과 뜨거운 지옥을 잘 묘사했다. 특히 Wait for me는 천장에서부터 길게 늘어진 조명을 이용해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기다려줘, 내가 갈게 노래하는 오르페우 슈는... 눈꽃은 눈가를 엄지로 꾹꾹 누르며 그 넘버를 버텼습니다. 참고해서 보면 좋을 영상 : https://youtu.be/MWtjGIV1sMQ 바쁘신 분은 1:40부터) 광산의 일꾼들이 적절하게 밀고 당기는 빛의 흐름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3) 운명의 세 (여)신 : (왜 남신이라고는 안 하고 여신이라고 하는지에 대한 소심한 반항) 세 신이 들고 등장하는 등불은 음습하면서도 경고와 충고를 동시에 담고 있었다. 빛인 것 같으면서도 어둠에 잘 스며들고, 어둠의 존재인 것 같으면서도 눈부시게 빛나고. (특히 이지숙 배우님은 귀환에서 뵀던 분이라 반가워서 손 흔들 뻔! >이거 관크라면서요ㅠㅠ) 악기도 신선하게 매치되어 귀도 즐겁고 눈도 즐거웠다.


  공연이 시작한 9월부터 마지막 공연 2월까지는 딱 6개월.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에 있는 6개월을 의미한 다는 점도 소름... 원래 사람들은 이렇게 촘촘하게 짜인 세계관에 환장하잖아요? 지옥으로 가는 기차 타고 칙칙폭폭... 극 중 배우 모두 개성 넘치고 강렬해서 죄다 기억하려고 애썼지만, 눈꽃의 뇌 용량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헤르메스와 하데스도 멋있었다. 넘버 끝날 때마다 심벌즈 치는 원숭이처럼 정신없이 손뼉 쳤다. 커튼콜 때 시우민에게 박수 쪼금 더 힘차게 보냈습니다. (이해해주시겠죠?) 엑소 활동에서도 <귀환>에서도 느꼈는데, 시우민은 거듭하면 발전하는 사람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좋고, 내일보다 다음 주가 더 성장하는 사람. 눈꽃이 시우민을 좋아하는 이유기도 하다. 사랑을 할 때의 반짝임과 사랑을 잃었을 때의 절망, 그리고 자신이 놓은 의심의 덫에 빠져 무너지면서도 '다시' 봄이 올 거라 노래하는 희망적인 모습. 아마 다음 공연에는 더 멋지게 오르페우스를 표현하겠지! 오늘 시우민과 함께 기차 타고 지옥 다녀왔으니까 그 힘으로 일주일을 살 수 있다. 오늘을 오래오래 곱씹을 수 있게 시간이 천천히 흐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보고 싶어 빨리 다음 주 일요일이 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6. 잊지 말고 기억해서 비교하며 보자 <하데스 타운> 오늘의 캐스팅

  - 오르페우스 : 시우민

  - 헤르메스 : 최재림

  - 페르세포네 : 박혜나

  - 에우리디케 : 김수하

  - 하데스 : 양준모




  * 마치면서

  시우민이 군대 가 있는 동안 "김민석(시우민 본명) 제대해" 적금을 들었다. 3260원씩 꾸준히 넣고 보고 싶을 때마다 32600원, 명절이나 기념할만한 날에 32600원씩. 그렇게 시우민 적금은 빛을 발했다. 에우리디케는 하데스가 준 동전 두 개로 지옥에 갔지만, 눈꽃은 시우민 적금을 내고 갔다. 총알이 든든하게 장전되어 있으니 신나게 쏴댈 일만 남았다. 첫 공은 못 갔지만 막공은 꼭 가고 싶다. 그리고 OP석도 또 가고 싶다. 오늘도 눈꽃은 자리 전진을 위해 밤 산책(취소표 줍줍하러 티켓 예매처를 돌아다니는 것을 의미)을 다닐 예정이다. 그리고 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시우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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