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기를 쓰는 것 또한 운명이겠죠, 자유의지를 가장한
1. 지옥가는 기차 출발합니다. 뿌우뿌우~
비대면+대면 수업으로 최악으로 치닫던 현생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지옥행 기차표 덕분이었다. 시간을 겨우 짜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 터라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버텨야 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는 건 삶의 톱니바퀴에 기름칠을 한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힘이 있다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즐거워진다는 사실은 덕질을 하면서 깨달았다. 하루 24시간 쪼개고 또 쪼개며 사는 나에게 그런 힘은 어디서 나는 거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덕질하면 됩니다~ 대답하면 다들 웃는데 어쩔티비(저쩔티비). 아무튼 오늘도 나는 시우민 덕질을 위해 엘아센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지옥가는 기차로 갈아타면 하데스타운으로 가는 건 금방이다. 오늘도 기차에 몸을 싣고 덕질 하러 총총.
취소표 티켓팅에 성공해 5열을 (또!!!)가게 되었다. 가서 오열하라고 5열. 지난 22일에 갔던 자리에서 바로 옆옆자리. 오블! 거기야 말로 시우민이 잘 보이는 자리였지만, 너무 오블만 가는 것 같아 5열 왼블로 갈말 고민을 사흘했다. 일단 좋은 자리니 한 번 더 가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5열 오블로 갔다. 그리고 나는 오열했다. 5열5열 오열오열 ㅠ.ㅠ
2. 시우민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글마다 남기는 후기는 비슷비슷하지만, 분명 다르다는 걸 밝힌다. 왜냐면 저번 공연보다 오늘 공연이 더 좋았거든요. 19일 공연에서 약간 불안했던 모습은 22일에 죄다 씻겨 내려갔고, 고장났던 지옥행 문짝도 멀쩡하게 잘 열리고 닫혔다. 내가 공연을 보러 오지 못했던 지난 며칠동안 오르페우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목소리에 힘이 점점 실리고 캐릭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또한 덜덜 떨며 공연을 보던 초반과 달리 이제는 여유롭게 앉아 극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시우민을 보느라 놓쳤던 디테일을 다시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시우민을 더 자세히 보며 내적비명을 질렀다.
시우민의 오르페우스는 tan90˚ 이다. tan 그래프는 0˚에서 90˚까지 급상승하면서 무한대로 가며 정의할 수 없는 값이 된다. 끝이 어딘지 모르고 나날이 늘어나는 실력에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제가 말했잖아요... 우리 시우민은 노력파에요. 얼마 전 하이라이트 영상이 떴는데, 실제로는 그거보다 훨씬 훨씬 훨씬 잘한다. 제 옆에 있는 소금빵 걸겠습니다. 2월에는 시우민 본명이 김민석이 아니라 김오르페우슈가 되어 있을거예요... 가성 쓰는 거 천재 아닌가 싶을 정도다. 가뜩이나 미성이라 소년미 뚝뚝인데 오르페우스 그 자체가 시우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르페우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넘버는 <Wait for meⅠ>, <EPICⅡ>, <If It's true>이다. (개인적인 생각임!) <Wait for meⅠ>는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서는 어디든 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진자 운동+빛을 이용한 설정, 무대가 확장되며 태양보다 뜨거운 지옥으로 배경이 바뀌어 볼거리가 넘쳐나는 넘버이다. 1막의 끝자락에서 화려함이 극에 달하는 무대에 눈이 바빠진다. 특히 이 넘버는 에우디리케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기에 주먹 꽉 쥐고 보고 듣게 된다. 베풀 줄 아는 가난한 청년의 사랑하는 방법이 이렇게 절절하다니. 당장 에우리디케를 앞에 데려다주고 싶어질 정도이다.
<EPIC>은 크게 세 버전으로 나뉜다. 에우리디케 앞에서 미완성인 상태로 부르지만 새빨간 꽃을 피워냈던 <EPICⅠ>, 페르세포네를 너무 빨리 데리러 온 하데스 때문에 겨울이 다가와 다급하게 노래를 만들던 <EPICⅡ>, 지옥에서 하데스를 감동시킨 <EPICⅢ>. 나는 이 중에서 두 번째 에픽을 좋아한다. 그 뒤로 <ChantⅠ>이 이어지며 에픽과 어우러지는데 거기에서 오는 파워풀함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노래를 만드느라 에우리디케를 놓친 오르페우스의 모습이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에게 봄을 되돌려주기 위해(혹은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노래를 만드는 모습 또한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오르페우스가 노래를 만드는 사이에 에우리디케는 하데스의 제안에 넘어가긴(헤이~ 작은 새야~) 하지만. 회전 무대 걸으며 라라라 라라라 라~ 하는 오르페우슈. 그리고 Ⅰ과 Ⅲ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게 <EPICⅡ>이기에 더 마음이 간다. (3이라는 숫자가 주는 안정감을 수업시간에 배웠던 게 기억나네...ㅎ)
<If It's true>는 극이 반전하는 계기가 되는 넘버이다. '소수'에 짓밟힌 '다수'가 각성하고 진실을 알기 위해 들고 일어선다. 하데스 타운의 일꾼들이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듣고 고개를 들게 된다.
진실은 그들 편이 아니야 거짓을 말하는 자 진실의 맹셀하고
판을 짜놓는 자는 공정하다 말하지
패를 돌리는 자는 가슴에 손을 얹고 온갖 술수를 쓰며 우릴 속여 넘기지.
궤변을 늘어놓고 우리의 입을 틀어막아 <하데스 타운 If It's tue 中>
진실은 항상 소수에게 존재한다. 다수가 진실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피를 흘리고 울부짖어야 하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넘버이다. 부가 축적된 구조가 적나라하게 읽혀지는 구간이다. 소수는 다수를 지배하기 위해 그들의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게 '장벽'이다. 연약함 안에 숨은 강함으로 일꾼들을 일으켜 세우는 오르페우스의 목소리. 강하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세 넘버에서 시우민의 급성장이 보인다. 강약을 조절하며 감정을 내뿜는 시우민의 노래를 함께 즐겨봐요!
3. 인간의 밑바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하데스 타운>
<하데스 타운> 는 신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 안에는 '신'의 절대적인 모습과 '인간'의 한계가 담겨 있다. 신은 절대적이지만 감춰진 약점이 있고, 인간의 한계는 기회로 상쇄된다. 사랑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 후기에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1) 운명의 세 여신에게 놀아나는 인간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세 여신은 인간을 손바닥에 올려두고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인간의 선택에 직접적인 조언을 하지도, 강력한 경고를 하지도 않지만 '운명'대로 흘러갈 수 있게 바람으로 인간의 등을 떠민다.(신은 인간의 길과 자유의지를 동시에 주었다고 한다. 나는 인간의 자유의지는 신의 변명거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장치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정해진 길로 가야 하잖아... 그리고 그게 운명이고.) 에우디리케가 오르페우스를 두고 지옥으로 가게된 건 세 여신 때문이 아닌가. 가진 전부를 빼앗고 바닥of바닥으로 에우디리케를 떨어뜨린 다음, 하데스타운으로 향하는 문 하나만 열어뒀는데 거기로 안 가고 어떻게 버텨요? 운명의 바람은 에우디리케의 등을 떠밀었다, 지옥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뒤로하고, 그가 안겨준 새빨간 꽃을 남기고. 얄궂게도 세 여신은 에우디리케의 '선택'을 옹호하는 노래를 한다.
그래, 실컷 비난해 도덕이라 죄악이라, 너라고 달랐을까?
똑같은 처지라면 배가 부를 때에나 원칙이 중요하지
굶주림에 지칠 때면 어떻게 할지 알 수 없어 <하데스 타운 Gone. I'm Gone>
승자와 패자가 영원한 세상, 벽에 부딪힌 인간을 승자 혹은 패자로 만드는 건 세 여신이 아닐까. 과연 운명이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에우디리케는 하데스의 손짓에 응했을지 궁금하다. 진정한 '자유의지'는 인간에게 없다.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 또한 운명의 바람에 좌지우지 되기에. 에우디리케가 밝힌 작은 촛불을 끄는 건 '신'이다. 인간의 희망을 꺼뜨리는 건 '신'이다. 그러면서 '신'은 말한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2) 인간은 연약해 밧줄을 주면 목을 매지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감동한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와의 관계를 회복한다. 그리고 곧장 골치가 아파진다. 에우디리케를 돌려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자신의 사랑을 되돌려 받았으면 인간도 사랑하게 해줘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이기적인 지옥의 남자 같으니.) 여기서도 운명의 여신이 작은 충고를 하데스에게 날려준다.
팁을 줘볼까 명심하고 들어 작은 충고라고 생각해
인간은 연약해 밧줄을 주면 목을 매지 <하데스 타운 Word to the Wise>
이 넘버만큼 인간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문장이 없다. 인간이 연약하다는 걸 직접적으로 알려주며 밧줄을 던져주라 속삭이는 운명의 세 여신. 하데스는 조건을 내걸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디리케에게 돌아가도 좋다고 말한다. 그 조건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뒤를 돌아보지 말 것'이다. (보편적인 금기라고 교수님이 설명했던 게 생각난다. 어느 나라에서든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이 내걸어지고 인간은 무조건 금기를 어기게 된다는 거. 하지 말라는 걸 꼭 하는 사람이 있다. 호기심이 사람 죽인다는 말이 여기에 딱 어울리지 않나. 인간이 연약하기 때문에 금기를 깨는 건지, 금기를 깨기 때문에 연약해진 건지 모르겠다.) 나약한 인간도 무리 안에서 용감해진다는 걸 하데스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지하세계를 주무르는 강한 신이겠지. 뒤를 보지 말라는 건 오르페우스를 오롯이 혼자로 남겨 외로움을 느끼게 하고 의심으로 괴롭게 만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데스의 제안을 헤르메스를 통해 들은 오르페우스는 묻는다.
함정인가요?
시험이지.
함정 아닐까요?
아니야, 이건 시험이란다.
두 번의 질문. 함정이 아니라 시험이라는 헤르메스의 답조차도 '의심'하게 되는 오르페우스. 그 결말이 불 보듯 뻔했다. 이미 끝이라는 씨앗이 지옥에 뿌리내렸는데 지상까지 뻗어 올라가기는 글러 먹었지 않나. 에우디리케와 함께 지옥을 나서기 전부터 오르페우스는 의심한다. 하데스의 시험에 응시하기도 전에 불합격! 어쩌면 오르페우스가 인간(원작에서는 신에 더 가깝게 표현됐던 거로 기억하는데 극에서는 인간으로 명명한다.)이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오르페우스도 결국은 소수에게 짓밟히는 다수의 인간 중 하나니까. 오르페우스가 길을 보여줬더라면 뒤따르던 에우디리케 뿐 아니라 하데스 타운의 일꾼들도 희망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오르페우스가 뒤를 돌아보며 에우디리케 구출작전은 실패하게 된다.
3) 왜 벽을 세우는가?
왜 벽을 세우고 사람을 한 줄로 걷게 할까?
서로 의심하게 하려는 통치기술이지 <하데스 타운 Wait for me ⅡIntro>
<하데스 타운>의 장벽(벽)은 지옥의 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와 뱃사공 카론의 역할을 하면서도 인간을 지배하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죽음과 가난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효율적으로 신의 아래에 두기 위해, 폭동을 막기 위해 이용된다. <하데스 타운> 안에는 미국의 상황이 잘 담겨 있다. 멕시코 국경에 세워진 벽이기도 하고, 소수의 상류층을 지키기 위한 벽으로도 해석된다. 질서와 규율이라는 허울좋은 핑계로 포장된 통치기술 그 자체인 벽. 인간은 벽을 경외한다. 노력하면 자신 또한 소수가 될 수 있을거라 믿으며 살아간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장벽 안'을 갈망하는 인간의 모습이 슬프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벽을 기준으로 소수vs다수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진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존재하는가, 소수를 위해 다수가 존재하는가. 오르페우스가 하데스의 시험을 통과했다면 그 벽은 무너졌을 거다.
인간의 적을 인간으로 만드는 건 의심이다. 서로를 믿지 않으면 결국 벽을 따라 한 줄로 걸을 수밖에 없고, 줄줄이 선 채로는 뭉칠 수 없다. 눈 감고 귀 막고 걷게 만드는 곳, 거기가 지옥이다.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없었더라면 희망조차 품을 수 없었겠지. 희망이 다시 절망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우디리케를 눈앞에서 잃고 슬퍼하다 죽은 오르페우스와 달리 <하데스 타운>의 오르페우스에게는 기회가 찾아온다. 결말을 알면서도 노래를 부르는 것,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른다고 믿으며. 에우디리케와 오르페우스의 사랑은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온다. 망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거야, 하는 작은 위로. 달라지지 않아도 상관 없다. 판도라 상자 안에서 마지막으로 나왔던 희망이 있으니까. n회차를 찍을 수밖에 없는 공연이라는 건, 끝에서 알 수 있다. 회전문을 빙글빙글 돌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는 오르페우스가 있기 때문이다.
5. 뒤집힌 세계의 여왕, 페르세포네
시우민 배역인 오르페우스가 최애 캐릭터라는 건 두말하면 입 아프다. 오르페우스를 제외하고 최고를 꼽으라면 고민 끝에 페르세포네를 선택할 것 같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던 바와 같이 <하데스 타운>의 페르세포네는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정반대이다. 신화 속의 페르세포네는 수동적이고 부드러운 봄바람 같았지만, 하데스 타운의 페르세포네는 열정적이고 여름 태양같다.(온갖 미사여구를 가지고 와서 표현해도 부족하다... 왜냐면.... '술 취한 도라이'라는 말이 최적이라서ㅋㅋㅋ) 오늘 드디어드디어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김선영 배우님의 페르세포네를 만났다. 두 뮤덕에게 각각 박혜나와 김선영을 추천받았었다. 초반 캐스팅이 떴을 때 어떤 배우 회차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나에게 두 친구가 두 배우님을 권했으니 두 분 다 잘 하시는 분이겠거니 생각했다. 이제껏 박혜나 배우님 회차만 봤던 터라 김선영 배우님에 대한 기대가 max였다는 거.
박혜나 배우님의 페르세포네는 에너지가 넘쳤다. 그리고 술 마시는 연기를 어쩌면 그렇게 잘 하시는지ㅋㅋㅋ 잔에 진짜 술 있는 줄 알았잖아요! 발을 구르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눈을 못 뗐던 게 생각난다. 말 그대로 지하 세계의 여왕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하데스와 vs 뜰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노래와 몸짓에 힘이 가득 했다. 나는 다 부술 수 있어! 하지만 인간 너희를 내가 사랑해! 즐겨! 혜르세포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가진대로 살아 그 안에서 만족해 즐기면서 살아 <하데스 타운 Livin' It up on top>
하데스에게 내가 아는 청년이라며 오르페우스를 감싸는 모습이 꽃과 태양을 사랑하는 페르세포네 그 자체였다. 죽음을 두려워 하는 인간들을 다정하게 감싸주는 지옥의 여왕. 1년의 반을 지옥에 지내야 하지만 살아있는 모든 것을 향한 애정이 그대로 나타나서 좋았다.
김선영 배우님의 페르세포네는 유머러스했다. 넘버를 부르실 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발랄함에 극을 보는 내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유머 코드가 저랑 비슷했어요...) 그대들은 어쩔지 모르겠지만 왕왕왕왕~ 밴드 소개 하면서 자, 박수! 외치시는 모습이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려는 모습이 보였다. 사뿐사뿐 날아 오를 것 같은 몸짓과 즐거움 가득한 목소리로 페르세포네를 연기하시는 게 기대 이상이었다. 뛰어 올라가서 같이 춤 출 뻔... 오르페우스를 보고 화내는 하데스에게 "오르페우스라는 청년이야~" 하실 때 진짜 옆집에 사는 친구 아들 소개하는 것 같았다.
그 옛날 우리가 나눴던 사랑, 그런 사랑을 하는 애들이야 <하데스 타운 How Long?>
김선영 배우님 페르세포네는 정말 하데스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데스와 어긋난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애쓰는 게 더 잘 느껴졌달까. 찐부부 페어(김선영-김우형)가 장난 아니라던데... 아무래도 김우형 배우님의 하데스를 상대로 연습을 많이 해서 하데스에 대한 애정이 뿜뿜 느껴진 게 아닐까?
정리하자면 애정의 저울이 인간 쪽으로 기울어 진 건 박혜나 배우님, 하데스 쪽으로 기울어 진 건 김선영 배우님. 앞으로 더 많이 만나요, 두 여왕님!
6. 또 가리, 또 가리
와... 똑같은 극을 네번째 보는 건데도 이렇게 할 말이 많다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 앞에 앉아서 2시간 반이 홀랑 날아갔다. 그런데도 아쉬운 부분이 있네. 에우디리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어렵다. 왜냐면 저는 질투의 화신이거든요... 제가 다음부터는 질투 렌즈 빼고 생각을 정리해볼게요.(는 쪼오금 핑계고 다음 글 떡밥을 남겨놓기 위함이예요!) 하데스 타운 기차표에 에우디리케 두 배우님 회차가 골고루 섞여 있으니 아직 기회가 많다. 페르세포네는 이제 겨우 한 달 지상에 머물렀기 때문에.
다음 주 티켓은 없지만, 충동적으로 3층 표라도 끊어 엘아센으로 달려 갈지도 모른다. 한 주 쉬고 그 다음 주에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하데스타운에 함께가욥!
7. 오늘의 캐스팅
- 오르페우스 : 시우민
- 헤르메스 : 강홍석
- 페르세포네 : 김선영
- 에우리디케 : 김수하
- 하데스 : 양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