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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post Nov 10. 2024

감 젓가락은 어디에

나 어릴 적에..

무심코 단감을 잘라먹으려고

칼을 드리댔는데

잘린 감씨에서

숟가락이 보였다.


우와! 순식간에 나의 마음은

어릴 적 그때로 순간 이동을 했다.




나 어릴 적 일이다.

반 친구(?)가 내가 발견한 감씨의 숟가락을 보며 말했다.

어! 이건 숟가락이네!

난 어제 젓가락이 내 감씨에서 나왔어.


그때부터 나는,

감만 보면 사달라고 어머니를 졸랐다.

얼른 과실은 먹는 둥 마는 둥하고는

감씨를 소중히 챙겼다.


문방구에서 새로산 도루코 칼로

 감씨의 반을 정성껏 갈랐다.


에이... 자꾸 숟가락만 나왔다.


속이 상해있는 나에게

어머니께서는

"감 씨에서 젓가락은 나오지 않아"

라고 말씀하셨다.


억울함과 속상함에

어머니 말씀을 듣지도 않고

 어머니를 계속 조르고 뗑깡을 부렸다.


"감 한 봉지만 더 사주세요"

난 숟가락이 아니라 

젓가락이 필요했다


결국,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나는 그 친구의 거짓말에 

속고 있었다.




그 후로,

 그 친구와는 어찌어찌 헤어졌고

지금은 얼굴도 잘 생각나지 않을만큼 

많은 세월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갈라본 감씨에는 숟가락이

이쁘장하게 들어 있다.


아! 감씨에는 숟가락이 들어 있었지!


가슴 어린 여운이

한 동안 나의 온몸을 감싸 주었다.


지금도 나는 그 누구에게(?) 

속고 있을까?


아! 나 어릴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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