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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post Oct 27. 2024

기차가 다니는 길

평행선

평행선 기찻길을

참 가지런하다


이번 삶에

나들이를 나와

여기저기 떠돌다


가지런함이 그리워

기차에 올라탔다


덜컹거리며 달리지만

물이 쏟아질

정도는 아니다


기차는 정거장에

잠시 멈추지만


가지런한 철길을

벗어나지 않고


칙폭 달려 나간다

달그락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귀를 어지럽힐 때쯤

경적을 뽑아낸다.

빠앙~~


우리네 삶 같은

가지런한 철길이다


이어질 듯 합칠 듯

합치지 못하는

평행선이 있다


멀리서 보면

붙은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보면

일정한 간격의

두 줄이다


가로지르는 듬성한

막대기를 들어내면

통할 곳이 전혀 없다


기차는 무겁다

승객도 짐도

무게를 더한다


그래서 외치는

기차의 소리는

덜커덕덜커덕

빠앙~~


평행인 두 선이

합치면 사고다


그냥 그대로가 좋다


서로 바라보고

서로 이어주는


평생선과 가로막대


단단하게

서로를 엮어주는

커다란 쇠못


끊임없이

다듬고 고쳐서


무거운 삶처럼

많은 짐을 짊어지고


기차는 평행선을

달려 나간다


그리고 외친다

빠아앙~~

철커덕철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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