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팁 2화
오늘은 투고 메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앞서(1화) 말씀드린 대로 구론산바몬드는 120번의 투고 메일을 보내 단 한 군데서 온전히 콜을 받았으니 타율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제 경험담은 생생한 실패기일 수도 있으니 여러분은 제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랍니다.
메일을 보낼 때는 하루에 10통, 많게는 20통 정도를 보내어 1주일 여동안 반응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별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다른 출판사를 물색하여 계속 보냈습니다. 다른 작가님의 투고기를 보면 '읽씹'한다고 서운해하시는 분이 많던데요, 사실 읽씹도 고마워해야 합니다. 아예 읽지 않는 출판사도 많더라구요.(메모해 두었다가 그 출판사 책은 절대 사지 않았네요.)
읽씹도 많았지만 결이 다르다고 단순 거절의 답장도 많았습니다. 어떤 출판사는 200~500권 정도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출판하자고 했고, 또 어떤 곳에서는 1쇄 비용을 부담하면 2쇄부터는 인세를 준다고 한 곳도 있습니다. 물론 다 거절했습니다.(가오가 있지.)
투고를 하고 나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도파민 팍팍!) 긍정이든 거절이든 답이 오면 기분이 좋습니다. 태반이 거절의 답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많은 곳에 투고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왜냐하면 간혹 원고를 진지하게 읽고 편집자로서 양질의 조언을 해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세 군데 정도의 출판사에서 긴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출판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우니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독자층이 불분명한 글이 많으니 이렇게 수정하면 어떨까, 이런 글은 사회적 공분을 살 수 있으니 이런 방향으로 글을 쓰면 좋지 않을까 등등. 너무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조언들을 듣고 기획서와 원고를 수정한 후 계속 투고를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글이 더 정교해지는 경험을 하였고, 출판시장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 글을 채택해 준 출판사는 1인 출판사 홍림인데요, 왜 제 원고를 승낙했냐고 물었습니다. 대표님 왈, 원고는 둘째치고 투고 메일 본문에 정성이 깃든 것을 느꼈다 합니다. 사실 대단한 정성을 쏟은 건 아니고 그냥 딱딱하지 않게 썼구요, 마지막에 저는 잘 생겼기 때문에 책 판매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언급을 했습니다.(진짜 잘 생겼습니다.)
다음에는 투고 메일에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물러갑니다. 제 책은 12월 6일부터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판매를 할 예정이고, 실물책은 15일을 전후해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세는 어두운 곳에 있는 분들을 위해 전액 기부하기로 출판사 측과 약조하였습니다. 많이 읽고 입소문도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