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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Jun 18. 2024

[Charil XCX] 하이퍼팝의 대명사

출처 Charli XCX 인스타그램


찰리 XCX와 하이퍼팝

찰리 XCX의 음악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르, 바로 하이퍼팝(Hyperpop)이다. 이번 앨범 역시 하이퍼팝과 일렉트로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럭스 버전인 [Brat and it’s the same but there’s three more songs so it’s not]에 추가된 3곡 또한 하이퍼팝 장르에 속한다.

하이퍼팝이란 빠른 비트, 실험적인 전자음, 그리고 과장된 사운드를 사용하는, 주로 디지털 음향으로 이루어진 장르이다. 기존 팝 음악의 요소를 파격적으로 재해석, 새롭고 혁신적인 음악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장르는 젊은 세대와 인터넷 문화를 반영하며,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시각 예술 등 다양한 문화 요소와 융합되어 있다. 특히 TikTok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며 트렌디한 음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찰리 XCX는 기존의 팝 음악 틀을 깨고,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본래 하이퍼팝은 비주류 장르였으나, 찰리 XCX는 자신의 음악에 하이퍼팝을 도입하고 범위를 넓힘으로써 하이퍼팝이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오게 했다.

그녀의 앨범 중 2017년에 발매된 [Pop 2]는 하이퍼팝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이 앨범을 통해 그녀는 장르의 중심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Pop 2]에는 SOPHIE, A.G. Cook과 같은 하이퍼팝의 중요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찰리 XCX의 비전을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녀의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하이퍼팝이 메인스트림으로 확장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찰리 XCX의 음악적 성장은 하이퍼팝의 진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계속될 것이다.




출처 Charli XCX 앨범 커버


Brat and it’s the same but there’s three more songs so it’s not

말 그대로 정규 앨범인 [BRAT]과 같은 구성이지만, 기존의 15곡에서 3곡이 더 추가된 디럭스 앨범.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내용 그 자체가 앨범 명으로 발매됐다. 총 18곡으로 구성된 디럭스 앨범에서, 첫 리드 싱글이었던 ‘Von dutch’와 타이틀 곡 3곡을 골라 리뷰해보았다.


Track 1. 360

'360'은 하이퍼팝의 중심에 있는 PC Music 레이블의 프로듀서 A.G. Cook과 Cirkut이 참여한 곡이다. 이 곡은 ‘새롭고 핫한 인터넷 걸’ 컨셉을 담고 있으며, 줄리아 폭스, 클로에 세비니, 레이첼 세노트, 엠마 체임벌린 등 인터넷에서 주목 받는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한 줄리아 폭스는 가사에도 등장한다.

찰리 XCX는 팝을 통해 음악을 시작해 하이퍼팝을 기존의 팝과 융합하여 그녀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이를 메이저로 끌어오고 있다. '360'의 가사는 여태까지 이뤄온 그녀의 커리어를 자아도취적으로 표현하며, 가사 속에 등장하는 줄리아 폭스를 비롯한 인터넷에서 핫한 인물들을 통해 자신 역시 그들과 같은 위치에 있음을 나타낸다. 이를 통해 찰리 XCX는 자신을 현대 인터넷 문화의 중심에 있는 핫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묵직하지만 경쾌한 느낌을 주는 베이스 리듬과 클랩 사운드가 반복되면서 곡의 중심을 잡아준다. 건반 사운드의 공간감과 작은 음정 변화가 반복되면서 직선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가볍고 통통 튀면서도 딱딱 떨어지는 보컬과 오토튠 사용, 4/4 박자 역시 ‘핫하고 새로운 인터넷 걸’이라는 컨셉에 잘 맞아 떨어진다.

하이퍼팝 장르의 곡답게 기존 송폼을 따르기보다는 곡의 길이를 확 줄이고 짧은 곡을 완성하며 실험적인 모습을 보였다. 감각적이고 튀는 멜로디와 독특한 느낌의 가사가 중독성 있는 곡으로 만들어 준다. 코러스 파트에서는 미니멀한 트랙으로 보컬에 집중하게 하고, 프리코러스와 포스트 코러스에서는 속도감 있는 전자음이 추가되어 한층 에너제틱한 바이브를 느낄 수 있다.

‘360’은 찰리 XCX의 독특한 음악적 스타일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360’이 전형적인 하이퍼팝 장르의 곡임을 알 수 있고, 그녀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이 곡을 들은 뒤, ‘360’의 리믹스 버전인 15번 트랙 '365'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베이스는 같지만, 두 곡의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Track 5. Talk talk

‘Talk talk’은 찰리 XCX와 그녀의 약혼자 George Daniel과의 관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으로, 하이퍼팝과 일렉트로팝의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전자 음악의 특징적인 비트와 신디사이저를 사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찰리 XCX의 감정적이고 직접적인 보컬이 곡의 테마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가사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의 긴장감과 감정적인 교류를 반영하며,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을 담고 있다. "I've been lookin' at you / Puttin' holes in your head / We've been talking for months / But never in the same room"와 같은 가사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감정을 교환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일정한 박자의 클랩 사운드 위로 강렬한 비트와 속도감 있는 전자 사운드가 더해져 하이퍼팝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Vox를 활용한 보컬의 다양성 또한 돋보이며, 캐치한 멜로디와 반복되는 후렴구는 곡에 중독성을 더한다.

이 앨범의 다른 트랙들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느낌을 주지만, 여전히 강렬한 비트와 속도감 있는 사운드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Talk talk’은 찰리 XCX의 감정적 깊이가 잘 느껴지는 곡으로, 그녀의 섬세한 표현력을 담아낸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다.


출처 Charli XCX 인스타그램


Track 6. Von dutch

앨범의 첫 리드 싱글인 ‘Von Dutch’는 하이퍼팝의 매력을 극대화한 곡으로, 찰리 XCX의 독특한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담아내며 가장 처음 공개됐다.

00년대에 유행했던 프랑스 브랜드 본 더치를 레퍼런스로 삼은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레퍼런스에 어울리는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서 촬영되었다. 뮤비 속 그녀의 독특한 패션 감각과 시각적 요소들이 돋보이니 그쪽에 포커스를 두고 보는 것도 좋겠다.


이 곡 역시 마찬가지로 하이퍼팝과 일렉트로팝의 요소를 결합, 그녀의 오랜 동료인 EASYFUN이 프로듀싱한 과감하고 신디사이저가 두드러진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빠른 비트와 실험적인 전자음을 통해 생동감 있는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디사이저와 디지털 효과를 활용한 현대적이고 세련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강렬한 인상이 느껴지는 베이스 사운드와 빨려 들어가는 듯한 효과음이 반복되며, 전체적인 사운드가 짧은 상행 스케일처럼 진행되어 상승감을 주어 더욱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을 더한다.

클럽 음악다운 에너제틱한 리듬과 구성을 가진 ‘Von Dutch’는 찰리 XCX 특유의 대담하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Track 18. Spring breakers

‘Spring Breakers’는 [BRAT]의 디럭스 버전에 수록된 타이틀 곡으로, 이 곡 역시 하이퍼팝과 일렉트로팝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밝고 에너제틱한 비트와 독특한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특징인 이 곡은, 빠른 템포와 실험적인 전자음을 사용하여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2003년에 발매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Everytime’을 샘플링하여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동시에  찰리 XCX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음악 스타일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심플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건반 사운드와 에너제틱한 비트가 귀에 꽂히고, 보컬의 오토튠과 짧게 끊기며 반복되는 효과음 역시 눈에 띈다.

또한 차분한 피아노 사운드와 서정적인 분위기의 원곡을 Charli XCX만의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비트로 재해석한 점도 인상적이다.

곡 중간에는 원곡이 짧게 등장하며 잠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와 상반되는 강렬한 비트가 곡의 다이나믹을 극대화 시켜줌으로써 찰리 XCX의 독창성과 대담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출처 Charli XCX 인스타그램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앨범

이번 찰리 XCX의 앨범은 메타스코어 95점을 기록하며, 2024년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그녀는 이 앨범을 통해 하이퍼팝 장르를 정교하게 재해석하며, 그녀의 음악적 성장을 더욱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 글에서는 리드 싱글과 타이틀 곡만 다루고 있지만, 총 18곡이나 수록된 만큼 앨범의 다양성은 굉장하다. 각 곡은 트렌디하면서도 매끄럽게 현대적인 요소들을 반영하며, 그녀만의 개성과 정교한 사운드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하이퍼팝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일렉트로닉과는 거리가 먼 다양한 장르와 어우러지게 만드는 찰리 XCX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충실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번 트랙과 13번 트랙)


그리고 이 글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원문 제목과 같은 13번 트랙 ‘Mean Girls’, 00년대에 유행했던 브랜드 ‘Von Dutch’ 레퍼런스, ‘360’의 뮤직비디오의 화면 비율은 2000년대의 화면 비율, 2003년에 발매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Spring Breakers’ 샘플링, 00년대 무드가 묻어나는 사운드까지. 찰리 XCX는 이 앨범 안에 Y2K를 통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무드를 담아냈다.

Y2K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다양한 무드의 Y2K가 등장한 지금, 2000년대의 느낌을 누구보다 현대적인 사운드로 과거의 음악을 재현해내는 찰리 XCX의 앨범 [BRAT]과 그의 디럭스 앨범에 담긴 시원한 하이퍼팝,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으며 여름을 보내는 건 어떨까.




-written by.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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