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집 냉장고를 청소한 날이었다. 보기엔 아주 깨끗한데 퀴퀴한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냄새 제거제를 사용해보기도 하고 향도 피워보고 문도 열어놓고 환기를 시켜도 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이 냄새를 두고 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칸막이를 다시 다 빼고 또 점검했다. 원인을 찾았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칸막이들의 틈새에 고인 찌꺼기가 문제였다. 칸막이를 물에 담가놓을 만한 큰 대야가 없다. 그래서 뜨거운 물에 적신 행주 끝으로 틈새를 꾹꾹 눌러가며 다 닦아냈다. 이제 냄새는 없다. 깨끗한 냉장고의 악취는 눈에 보이지 않은 곳에 박혀있었다. 틈새의 고인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았어도 냉장고를 사용하는데 불편은 없겠지만. 어쩌면 새로운 음식들과 섞여 악취를 분간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살면서 내내 마음이 쓰일 것이다. 내 집 냉장고가 아니라 더 그럴 것이다. 별일도 아닌데 근본까지 들먹인다 할지도 모르겠으나 내겐 중요한 문제다. 근본을 찾아내서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며 악취들과 섞여 살고 싶지않았다. 그렇게 먹은 마음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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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얘기하는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 또 '꾸준히 실천하고 행동하면 변하는 게 가능하다.'이 두 말에서도 알 수 있다. 변화를 위해서는 근본이 흔들릴 정도의 꾸준한 실천이있어야 한다.사실누구보다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해 왔다. 누구의 의외의 태도는 단지 그 때의의외의 모습이었을 뿐 더한 실망을 가져왔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변하는 게 가능하다는 말에 전제를 둔 실천과 행동은 뭘까. '저 이, 사람이 참 달라졌어, 뜻밖인걸? 저렇게도 바뀔 수 있구나.'라고 주변의 누군가에게 얘기 한 적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절대 바뀐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익을 위해 척하는 것이거나 바뀌기 위해 실천을 시도하는 과정일 뿐 바뀐 것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만 가지 것들이 드나드는 머릿속의 생각들을 다 잡고, 수천만 번 반복했던 행동들로 굳어진 습관과 성격을 바꾸기가 어디 쉽나. 다만 변화를 바라고 거듭나기를 원하는 누군가는 그 지난한 과정을 거치고 거치는 중인 것이다. 근본이 흔들릴 정도의 꾸준한 실천과 행동,내게도 필요한 것, 사람을 믿지 못하게 만든 못된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근본을 찾아 흔들 그 실천들을 다시 다짐한다.
날마다 하는 양치, 양치하면서 요가를 하기로, 요가를 하며, 못된 기억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 대하기로, 기억을 대면하며 나를 믿고 내 행동을 응원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