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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요가 Jul 25. 2019

세부의 보홀, 푸른 바다에 뛰어들다

공포에 대면하기

어떤 두려움이 생겼을 때 하는 내 나름의 방법은 잠시 그 상황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거나, 직접 실체를 마주하고 두려움을 받아들이거나, 상황과 관계에서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숨거나 회피도 해봤지만 상태는 더 심난했다. 불합리하고 불편한 상황을 합리화해버리고 자기 비하에, 가식적인 표정을 남발하게 되더라는.


그래서 이번엔 바다에 대한 두려움에 직접 대면해보기로 했다. 6살이나 됐을까 전남 완도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려 빠진 이후로 바다가 무서워졌고 고소공포처럼 깊은 물속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겁이 났다. 수영도 배워봤지만 배움이 더디고 쉽지 않으니 재미가 없었다.

발라카삭 바닷속

그런 내가 스쿠버 다이버가 됐다니. 수심 5m에서 시작해서 30m를 넘는 바닷속을 다닐 수 있게 됐다. 우여곡절은 있었다. 바닷속에서 중심을 못 잡고 뒹굴다 산호에 손이 긁히고 상승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서 코피를 두 번이나 흘렸다. 귀가 아파서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첫 다이빙 날은 강사님이 물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내 몸을 보고 나무토막 같다고 긴장 좀 풀라는 말을 계속했다. 그랬는데, 이제 여유롭게 바닷속을 즐길 수 있다.


인도에서처럼 이번에도 팀 구성원들의 도움이 컸다. 스무 살 친구부터 50대 오라버니들까지 팀원들의 열정이 어마했다. 함께 웃고 훈련하다 보니 그들의 유쾌함과 열정이 나한테도 옮아왔다. 30대의 마지막 여름을 극복과 도전의 경험으로 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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