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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여자 아이

by 참파노

1988년


초등학교 1학년 때,


지극히도 가난했던 나에게 ‘거지’라고


부르던 여자 아이가 있었다.


계절이 흐르고 흘러 오늘이 되었고


난 동창의 결혼식에 왔다.


그 긴 시간 난 가난을 면했고 나름 말쑥하게


성장한 어른이 되었다.


오늘, 난 어른이 되고 누군가의 아내와 누군가의


부모가 돼버린 그 여자 아이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아이들과 남편은 8살의 가난한 급우를 보며 거지라고 말하며 웃던 엄마와 아내의 모습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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