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을 미치도록 좋아했던 나의 21살 시절...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긍정과 나의 젊음 그리고 그들의 음악이 결합하여 절제할 수 없던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멋있고 사랑스러운 사람은 나 자신이었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어도 나의 미래는 밝고 빛날 거라는 기대가 가득했다.
두려움이나 불안이라는 감정은 애써도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매일매일이 즐거웠으니 말이다.
그들의 쇳소리를 듣노라면 흡사 금강불괴의 몸이 되는 듯했다. 거절할 수 없는 무아의 단계로 들어가게 만드는 그들의 소리...
그때로부터 24년이 지난 어제,
그들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았다. 무엇이 그 무한의 에너지를 소멸시켰을까? 삶의 무게와 실패와 좌절 이루 말할 수 없는 숱한 거절감들이 켜켜이 쌓였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연주를 다시 들을 적에 그 쇳덩이 같은 짐 밑에 있는 무한의 에너지가 조금씩 꿈틀거렸다.
한 번만,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럴 수 만 있다면 거절할 수 없는 그 에너지를 폭발시켜 그 짐들을 부숴버리고
21살의 내가 되어 나를 감아버린 그 무거운 쇠사슬들을
단 번에 끊어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