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조(유실물의 소유권취득) 유실물은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공고한 후 6개월 내에 그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하면 습득자가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제253조는 유실물에 대해 규율합니다. 유실물(遺失物)이란 무엇일까요? 유실물이란, 점유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서 그의 점유를 떠난 물건이라고 합니다(김준호, 2017). 아주 단순하게 이해하자면, 원래 점유하고 있던 사람이 잃어버린 물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유실물의 습득에 대해서 잠깐 공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잠깐 복습을 하고 옵시다.
제249조(선의취득)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에는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즉시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제250조(도품, 유실물에 대한 특례) 전조의 경우에 그 동산이 도품이나 유실물인 때에는 피해자 또는 유실자는 도난 또는 유실한 날로부터 2년내에 그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도품이나 유실물이 금전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51조(도품, 유실물에 대한 특례) 양수인이 도품 또는 유실물을 경매나 공개시장에서 또는 동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에게서 선의로 매수한 때에는 피해자 또는 유실자는 양수인이 지급한 대가를 변상하고 그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기억나십니까? 우리 민법은 동산의 선의취득제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제249조), 다만 선의취득한 동산이 도품이나 유실물인 경우에는 그 원래 소유자가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제250조). 예외적으로 양수인이 그 물건을 경매나 공개시장 등에서 선의로 매수한 경우에는 원래 소유자가 대가를 갚아 주고 물건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제251조)는 것이 우리가 공부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 제250조와 제251조만으로 충분한 것 아닌가요? 제253조는 굳이 왜 만들어 둔 거죠?"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253조는 고유한 의미가 있습니다. 살펴봅시다. 제250조와 제251조는 제249조를 전제로 해서 만들어진 규정입니다. 그리고 제249조는 법률행위에 의한 '양수'가 선의취득의 요건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반면 제253조는 '습득'이라고 되어 있지요? 거래행위가 개입하지 않습니다. 즉 제253조는 별개의 소유권 취득에 관한 요건을 규정한 조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문준조, 2011). 길가다가 유실물을 줍는 것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들이는 것은 서로 다른 개념이지 않을까요?
*바로 위에 적시한 참고문헌은 민법 개정 이전에 나온 논문이어서 제253조의 기간이 1년이던 시절을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혹시 참고문헌을 읽으실 분들은 이를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이제 그럼 제253조를 찬찬히 뜯어봅시다. 이에 따르면, 유실물을 습득해서 소유권을 갖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실물의 개념에 해당하는 물건이어야 합니다. 앞서 유실물의 의미에 대해서는 말씀드렸습니다. 점유의 이탈이라는 측면을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민법 제253조 외에도 '유실물법'이라고 해서 유실물에 대해 특별히 규율하고 있는 법률이 있는데요, 이 법률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잃어버린 물건' 뿐 아니라 범죄자가 놓고 간 것으로 인정되는 물건, 착오로 점유한 물건 같은 것도 유실물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처리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국가법령정보센터(http://www.law.go.kr/)에서 유실물법을 찾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유실물법
제11조(장물의 습득) ① 범죄자가 놓고 간 것으로 인정되는 물건을 습득한 자는 신속히 그 물건을 경찰서에 제출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물건에 관하여는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몰수할 것을 제외하고는 이 법 및 「민법」 제253조를 준용한다. 다만, 공소권이 소멸되는 날부터 6개월간 환부(還付)받는 자가 없을 때에만 습득자가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③ 범죄수사상 필요할 때에는 경찰서장은 공소권이 소멸되는 날까지 공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④ 경찰서장은 제1항에 따라 제출된 습득물이 장물(贓物)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재산적 가치가 없거나 타인이 버린 것이 분명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습득자에게 반환할 수 있다.
제12조(준유실물) 착오로 점유한 물건, 타인이 놓고 간 물건이나 일실(逸失)한 가축에 관하여는 이 법 및 「민법」 제253조를 준용한다. 다만, 착오로 점유한 물건에 대하여는 제3조의 비용과 제4조의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
'습득'이란 유실물에 대한 점유를 취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습득'은 앞서 공부한 '선점'과는 다른 개념으로서 소유의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박동진, 2018). 실제로 우리가 지난번 공부한 제252조를 보면, 무주물 선점의 요건에 관하여 '소유의 의사'라는 표현을 명확하게 넣어 두고 있습니다만, 오늘 공부하는 제253조에서는 그런 표현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빼먹은 게 아니라 의미가 있어서 표현을 다르게 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법률의 규정'은 앞서 말씀드린 '유실물법'을 말합니다. 쉽게 표현하면, "유실물법이라는 것에 따라서 온 세상에 이 물건이 유실물이라는 것을 알린 후에도 원래 주인이 6개월이나 이 물건을 찾아가지 않으면, 주운 사람에게 소유권이 돌아간다"라는 겁니다. 처음 민법이 제정될 때에는 1년이었는데, 너무 길다는 말이 있어서 2013년에 민법이 개정되면서 6개월로 줄어들었습니다.
위의 3가지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유실물을 습득했던 사람은 그 물건의 소유권을 온전히 갖게 됩니다. 원래 주인이 찾아가지 않는 데에야 답이 없지요. 물론 위에서 말한 6개월이 되기 전에 원래 주인이 나타나게 되면 그건 당연히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대신 '유실물법'에서는 따로 보상금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실물법
제4조(보상금) 물건을 반환받는 자는 물건가액(物件價額)의 100분의 5 이상 100분의 20 이하의 범위에서 보상금(報償金)을 습득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국가ㆍ지방자치단체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은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
제9조(습득자의 권리 상실) 습득물이나 그 밖에 이 법의 규정을 준용하는 물건을 횡령함으로써 처벌을 받은 자 및 습득일부터 7일 이내에 제1조제1항 또는 제11조제1항의 절차를 밟지 아니한 자는 제3조의 비용과 제4조의 보상금을 받을 권리 및 습득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권리를 상실한다.
흔히 "주운 물건의 주인을 되찾아 주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라는 소문(?)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러한 말의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저 유실물법 제4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소문은 사실입니다. 유실물을 습득한 후 일주일 이내에 그 물건을 경찰서에 가져다주고(제9조), 그 이후 주인이 나타나 물건을 되찾아간 경우에는 그 물건 가액의 5~20% 범위 내에서 보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제4조).
"네? 저는 예전에 지하철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 찾아 줬는데 한 푼도 못 받았는데요."
그건 그렇습니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법 규정이 잘 지켜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사실 부동산도 아니고 동산의 경우에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물건인 경우가 많아서, 가액의 5~20% 범위라고 하면 몇 푼 안 되는 예가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보상금을 안 준다고 다투고, 상대방이 거절하면 또 소송전을 벌여야 하는데 그걸로 법원까지 들락거릴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물론 금액이 매우 크면 얘기가 다르지만요. 또, 물건을 되찾은 주인 스스로도 "원래 내 물건 내가 찾은 건데 무슨 보상금이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것도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단 법으로 정해진 것은 지키는 것이 좋겠죠?
오늘은 유실물의 습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내일은 매장물의 소유권 취득에 관하여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 법문사, 제23판, 2017, 635면.
문준조, <유실물 소유권 취득 시한 조정에 관한 연구>, 한국법제연구원, 2011. 9., 18-19면.
박동진, 물권법강의, 법문사, 2018, 2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