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5조(공유물의 관리, 보존)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
어제는 공유물의 처분과 변경에 대하여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공유물의 '관리'와 '보존'에 대해 읽어 보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대략 무슨 의미인지 이미 감이 오실 겁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쓰는 단어의 의미와 법학에서 사용되는 의미는 조금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확하게 개념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관리'란 우리가 앞서 공부한 [처분 및 변경]의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는 것으로서, 공유물을 이용·개량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공유물을 아예 남에게 팔아 치우는 것은 '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관리'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실제 세세한 부분까지 들어가면 처분과 변경의 정도까지는 아닌 수준이라는 게 좀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디까지가 '이용'이고, 어디까지가 '개량'인 걸까요? '이용'이란 공유물을 그 자체의 경제적 용도에 따라 활용하는 것을 뜻하고, '개량'이란 공유물의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김준호, 2017). 결국 우리가 제265조에서 말하려는 '관리한다'의 의미는 어떠한 물건을 그 (경제적인) 용도에 따라 활용하거나, 사용할 때 또는 교환할 때의 물건 가치를 높이는 행위라고 풀어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애매하다면, 대표적인 '관리'의 예시로 공유물을 세 놓는 행위(임대행위)를 떠올려 보시면 편합니다. 예를 들어 철수와 영희가 아파트를 공유해서 갖고 있는데, 그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해 주고 세를 받기로 했다고 해봅시다. 이러한 임대행위는 아파트를 팔아 치우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아파트의 본질적인 형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처분·변경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아파트라는 물건의 경제적인 용도(사람이 주거한다는 용도)에 따라 부동산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서, '관리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보존'이란 뭘까요? 물건도 사람과 같이 세월이 지나면 망가지기도 하고 낡기도 합니다. 수명이 있지요. 보존이란, 이처럼 공유물이 망가지거나, 훼손되는 것 등을 방지하고 물건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사실적 또는 법률적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철수와 영희가 공유하는 아파트 벽에 금이 가서, 이걸 수리하는 행위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단순한 수리 같은 행위 외에도, 판례는 "원래 공유자의 지분권은 목적물전부에 미치는 것이어서 지분권자는 목적물전부에 대한 방해배제청구권을 가질 수 있는 이치라 할 것이며, 이 방해해제는 방해없는 상태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보존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공유자 각 자가 건물에 대한 방해배제를 사실행위로나 소송행위로나 청구할 수 있다할 것"이라 하여, 어느 누군가가 공유물을 마음대로 점거하거나 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방해배제청구 역시 보존행위의 일종으로 보아, 공유자 개인이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68. 9. 17., 선고, 68다1142, 판결).
민법 제265조로 돌아가면, 본문에서는 '관리'에 해당되는 행위는 공유자의 지분 과반수가 찬성하여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단서에서는 '보존'에 해당되는 행위는 지분의 과반수 찬성 이런 거 없이도 공유자 개인이 각자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지분의 과반수'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공유자의 과반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명의 사람이 하나의 물건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중 단 2명이 가진 지분이 60%라고 해봅시다. 그러면 바로 그 2명만 찬성해도 '지분의 과반수'는 넘기는 것이 됩니다. 10명의 과반수면 6명이 찬성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그러면 만약 1명이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자기 마음대로 관리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네요? 이렇게 비민주적일 수 있습니까?"
이렇게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만약 혼자서 과반수 지분을 가진 공유자라면, 적어도 제265조에 따를 때 자기 마음대로 관리행위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의 사례에서 철수가 60%, 영희가 40%의 아파트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철수는 영희가 싫어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아파트를 세 놓을 수 있는 것입니다.
판례 역시, "부동산에 관하여 과반수 공유지분을 가진 자는 공유자 사이에 공유물의 관리방법에 관하여 협의가 미리 없었다 하더라도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으므로 공유토지에 관하여 과반수지분권을 가진 자가 그 공유토지의 특정된 한 부분을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것을 정하는 것은 공유물의 관리방법으로서 적법하다"라고 하여 같은 입장입니다(대법원 1991. 9. 24., 선고, 88다카33855, 판결).
"그러면 40% 지분 가진 사람이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이러실 수도 있지만, 물건의 공유라는 것이 직접민주주의에서 말하는 1인 1표의 평등 선거 같은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억울하면 돈 더 써서 과반수 지분권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40% 지분을 가진 사람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철수가 설령 마음대로 다른 사람에게 아파트 세를 줬다고 하더라도 임대료를 받았을 때에는 영희에게 지분만큼을 정산해 주어야 합니다. 영희가 임대해주는 것을 반대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영희는 40%의 지분권자로서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 수익'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민법 제263조). 철수가 월세를 혼자 꿀꺽하는 것은 안 되는 겁니다.
한편 보존행위의 경우에는 관리행위와 달리 공유자가 각자 알아서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그건 보존행위의 경우 시급한 경우인 때가 많고, 또 보존 행위라는 게 그 개념상 공유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인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천장에 구멍이 나서 빗물이 줄줄 새고 있는데도 "다른 공유자들이 모두 해외여행을 가서 연락이 안 되어 큰일이군. 공유자 지분 과반수의 합의가 아직 안 되었다!"라고 하면서 수리를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면, 결국 그 아파트는 침수되어 버릴 겁니다.
판례는 이러한 규정을 둔 취지에 대하여 "공유물의 보존행위는 공유물의 멸실·훼손을 방지하고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는 사실적, 법률적 행위이다. 민법 제265조 단서가 이러한 공유물의 보존행위를 각 공유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그 보존행위가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5다208252, 판결).
오늘은 공유물의 관리와 보존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내일은 공유물과 관련된 비용의 부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 법문사, 제23판, 2017, 67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