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270조, "분할로 인한 담보책임"

by 법과의 만남
제270조(분할로 인한 담보책임)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가 분할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에 대하여 그 지분의 비율로 매도인과 동일한 담보책임이 있다.


처음 공유물 분할에 대해 언급할 때, 설령 공유자 3명이 똑같이 3분의 1씩 땅을 쪼개더라도 그 법적인 지위는 달라지게 된다고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오늘 제270조를 공부하고 나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달라지게 되는 것인지 좀 더 이해하기 편하실 것입니다.


우선 잘 모르는 표현이 나옵니다. '담보책임'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담보'라는 표현을 가끔 씁니다. 대충 생각해 보면, 어떤 것을 보장하고 확실히 한다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그걸 어떻게 담보할 수 있어? 확실해?" 이런 식이지요. 담보책임(擔保責任)이란, 매매계약에서 권리의 흠결이 있거나 권리의 객체인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하여 지게 되는 책임을 말합니다(남효순, 1993). 이렇게 말하면 어려우니까, 쉽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매매계약이라는 것은 서로 물건을 사고팔기로 한 약속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얼마에 팔기로 하고, 물건을 넘겨줍니다. 그럼 매수인(사는 사람)은 매도인(파는 사람)에게 돈을 건네줍니다. 그러면 서로 계약을 잘 이행한 것이고 문제가 없이 그냥 끝납니다.


그런데 만약 물건에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집(부동산)을 샀는데, 천장에서 비가 샌다든가, 하수구에 문제가 있어 역류가 계속 일어난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다면요? 세상 어느 누구도 비가 새는 집을 제값 주고 살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물건을 판 사람에게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 것이 바로 담보책임입니다. 물론 현실에서 담보책임이 성립하려면 좀 더 세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만, 여기서는 최대한 단순화된 예시를 들어 본 것입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민법 제570조 이하에서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대하여 별도로 규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지금 단계에서 담보책임이라는 것을 자세히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이러한 책임이 민법상 존재하고 있구나, 정도로만 아시면 충분합니다.

제570조(동전-매도인의 담보책임) 전조의 경우에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는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계약당시 그 권리가 매도인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안 때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자, 그러면 이제 제270조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270조에 따르면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가 분할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에 대해 그 지분의 비율로 담보책임이 있다는 건데, 그냥 읽어서는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으니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철수와 영희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고, 둘이 힘을 합쳐서 50%씩 자금을 대어 주택을 하나 매입하였습니다. 해당 주택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각각 사람이 살 수 있는 독립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단 처음 공유할 때에는 1층은 철수 것, 2층은 영희 것 이렇게 나누지 않습니다. 그냥 둘 다 공유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거지요. 1층 화장실이랑 거실은 철수 것, 1층 침실은 영희 것...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철수와 영희가 서로 사이가 틀어지게 되어 공유관계를 청산하기로 하고, 공유물분할을 했다고 합시다. 분할의 결과 철수는 1층집을, 영희는 2층집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철수가 1층에서 살다 보니 1층 벽에 숨겨져 있던 구멍이 있고 그로 인해서 집의 보온이 전혀 안 되는 문제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철수는 "이럴 줄 알았다면 1층을 가져가겠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희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렇게 말하고, 영희는 "네가 골라서 1층 가져간 것 아니냐. 복불복인데 누굴 원망하느냐. 나는 책임이 없다." 이렇게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영희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제270조에 따른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생각해 보면, 철수는 처음부터 1층집의 소유자였던 것이 아닙니다. 그냥 1층과 2층을 합친 주택의 '공유자' 였을 뿐입니다. 따라서 공유물분할로 철수가 1층 전체를 가져가게 된 것은 사실상 1층에 대한 영희 지분의 일부를 '사들인'(혹은 맞바꾼) 것과 유사한 모양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영희 역시 2층 전체를 가져가게 된 것은 사실상 2층에 대한 철수 지분의 일부를 '사들인' 것과 유사한 모양새가 됩니다. 실제 매매계약과 완전히 동일한 법적 성질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매매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억울한 일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담보책임이라는 제도를 적용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희도 주택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가 전체를 철수에게 판 것도 아닌데, 수리비 전체를 부담하는 것은 억울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270조에서는 '그 지분의 비율로' 담보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으며, 따라서 50%의 지분권자였던 영희는 그 지분 비율(50%)의 범위 내에서 철수에게 책임을 지면 될 것입니다.

*담보책임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으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지는지까지 설명드리기는 어렵고, 단지 담보책임에 관한 민법규정(제570조 이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나 대금감액청구(문제가 있으니 물건 값을 좀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것), 계약해제와 같은 권리를 인정해 주고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 두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협의가 잘 안 되어서 재판으로 넘어가 법원에 의해서 분할이 된 경우에는(재판상 분할), 담보책임에서의 해제권 같은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될 경우 담보책임에 의해서 재판의 결과가 뒤집혀 버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김준호, 2017).


오늘은 공유물 분할과 담보책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담보책임은 채권 파트에서도 굉장히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이므로, 여기서 혹시라도 이해가 안 간다고 하여도 부담가지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나중에 어차피 채권 파트에서 다시 공부할 것이니까요.

드디어 '공유' 파트가 끝났습니다. 내일부터는 '합유'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 법문사, 제23판, 2017, 683면.

남효순, <담보책임의 본질론>,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 Vol.34 No.3/4, 1993, 207면.



2024.1.8.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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