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조(합유지분의 처분과 합유물의 분할금지) ①합유자는 전원의 동의없이 합유물에 대한 지분을 처분하지 못한다.
②합유자는 합유물의 분할을 청구하지 못한다.
어제 '합유물'의 처분에 대해 알아보면서 '합유지분'은 '공유지분'과는 그 성질이 좀 다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부분이 다른지 볼까요? 바로 제273조를 보시면 됩니다. 제273조제1항은 합유자가 합유지분을 '다른 모든 합유자의 동의 없이'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공유지분과는 다른 측면입니다.
제263조(공유지분의 처분과 공유물의 사용, 수익) 공유자는 그 지분을 처분할 수 있고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 수익할 수 있다.
공유지분과는 상당히 다르죠? 공유지분의 경우, 공유자는 자유롭게 자신의 지분을 처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합유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즉, '들어올 땐 네 맘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입니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일까요?
그건 합유는 '개인'이 아닌 '조합체'가 물건을 소유한다는 독특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합유의 경우 조합체의 목적과 단체성에 의해서 합유지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냥 '개인'이 아니라 조합체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의 법적 지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을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와 영희가 음식점을 함께 경영하기로 하고 동업계약을 했다면, 철수는 단순히 음식점의 물건 중 절반에 대한 지분을 가진 소유자가 아니라 영희의 '동업자'이기도 합니다. 그런 철수가 음식점의 국자나 주방, 시설 등에 대한 권리 중 절반을 남에게 팔아 버리면서, '동업자'의 지위는 함께 넘기지 않으면 그건 이상한 모양새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려 동업자가 바뀌게 되는 상황인데 그걸 다른 동업자의 동의도 없이 가능하게 하기도 좀 이상하지요. 즉, 합유지분은 조합원의 자격과 분리하여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한편, 제273조제2항에서는 합유자는 합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도 공유물의 경우와 좀 다릅니다.
제268조(공유물의 분할청구) ①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5년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아니할 것을 약정할 수 있다.
②전항의 계약을 갱신한 때에는 그 기간은 갱신한 날로부터 5년을 넘지 못한다.
③전2항의 규정은 제215조, 제239조의 공유물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일단 분할을 마음대로 허용하게 되면 조합은 조합인데 재산이 없는 조합이 생겨버릴 수 있습니다. 조합이라는 게 본질적으로 “함께 사업을 해보자”라고 하여, 조합원 모두가 각자 출자의무를 지는 것입니다. 그냥 “우리 언젠가 함께 일해보자.”가 아니라 정말 경제적인 부담(의무)을 지는 진지한 사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재산이 없는 조합이라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습니다(김준호, 2017).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마음대로 분할 청구를 하게 두지는 않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공유의 경우, 공유자 사망 시 지분의 상속이 가능하고,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267조에 따라 처리됩니다. 그런데 합유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합유자가 사망하는 경우, 대법원은 “부동산의 합유자 중 일부가 사망한 경우 합유자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사망한 합유자의 상속인은 합유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하지 못하므로, 해당 부동산은 잔존 합유자가 2인 이상일 경우에는 잔존 합유자의 합유로 귀속되고 잔존 합유자가 1인인 경우에는 잔존 합유자의 단독소유로 귀속된다.”라고 합니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다23238 판결).
이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합유자의 지위가 상속인에게 바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 즉 상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합유지분의 상속성 부정). 합유와 공유 사이에 이와 같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조합원인 철수가 갑자기 사망하게 된다면, 상속인인 철수의 아들은 조합으로부터 아무것도 못 받고 그냥 끝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합유자의 지위가 승계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 철수의 아들은 나중에 공부할 민법 제719조에 따라 지분반환청구권은 갖게 됩니다. 상세한 내용은 나중에 조합 파트에서 따로 살펴볼 예정이니, 지금은 대략 이런 것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지나가시면 되겠습니다.
제719조 (탈퇴조합원의 지분의 계산)①탈퇴한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간의 계산은 탈퇴당시의 조합재산상태에 의하여 한다.
②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은 그 출자의 종류여하에 불구하고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
③탈퇴당시에 완결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완결후에 계산할 수 있다.
오늘은 합유지분의 처분과 합유물의 분할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내일은 합유의 종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제23판)」, 법문사, 2017, 689-690면.
2024.1.9.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