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9조(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의 순서) ①채무자가 1개 또는 수개의 채무의 비용 및 이자를 지급할 경우에 변제자가 그 전부를 소멸하게 하지 못한 급여를 한 때에는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경우에 제477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조문 제목이 깁니다. 제479조는 비용과 이자, 원본 사이의 충당 순서를 정하고 있는데요, 주의할 것은 제479조는 제476조의 지정변제충당을 제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학계의 다수설인데, 반대하는 견해도 일부 있기는 합니다). 즉, 합의충당이 없는 상황이라면, 제476조에 따라 변제자가 지정을 할 때 제479조에 정한 순서대로 하여야 하고, 그에 위반하면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판례도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에 있어서는 민법 제476조는 준용되지 아니하므로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충당하여야 할 것이고 채무자는 물론 채권자라도 위 법정순서와 다르게 일방적으로 충당의 순서를 지정할 수는 없다."라고 하여, 역시 제479조에 따라 제476조의 지정충당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1. 5. 26. 선고 80다3009 판결).
제1항을 봅시다. 채무자가 1개 또는 여러 개의 채무와 비용, 이자(지연손해금도 포함)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 충당의 순서는 비용 → 이자 → 원본의 순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비용의 의미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나 법률의 규정 등에 의하여 채무자가 당해 채권에 관하여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을 뜻합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61172 판결). 대표적으로 우리가 이미 살펴보았던 변제비용(제473조)이라든가, 채무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소송비용, 집행비용 같은 것들이 이러한 '비용'에 해당될 것입니다.
제473조(변제비용의 부담) 변제비용은 다른 의사표시가 없으면 채무자의 부담으로 한다. 그러나 채권자의 주소이전 기타의 행위로 인하여 변제비용이 증가된 때에는 그 증가액은 채권자의 부담으로 한다.
예를 들어 철수가 나부자에게 1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데, 비용은 1천만원, 이자는 2천만원이라고 합시다. 철수가 나부자에게 일부를 변제(4천만원)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4천만원은 비용(1천만원)에 먼저 충당하고, 그 다음 남은 3천만원은 이자(2천만원)에 충당하며, 다음으로 남은 1천만원은 원본(1억원)에 충당하면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원본 9천만원이 남게 되겠네요.
제2항을 보겠습니다. 제1항의 경우에는 제477조(법정변제충당)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합니다. 채무 중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이 있으면 그것 먼저, 그렇지 않으면 변제이익이 많은 것 먼저, 그렇지 않으면 이행기가 먼저 도래하거나 도래할 것 먼저 충당하여야 하고, 그래도 결정이 안 될 때에는 채무액에 비례해서 충당하면 되는 것입니다(제477조 각 호 참조).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철수는 나부자에게 2개의 채무를 지고 있습니다. A 채무는 원본 1억원에 이자 3천만원이고, B 채무는 원본 5천만원에 이자 1천만원입니다. A와 B의 원본채무와 이자채무 모두 변제기가 이미 지났고, 이자 외에 비용은 따로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추가로, A와 B의 이자채무 모두 이미 변제기가 지났다고 가정했습니다만 A 이자채무가 B 이자채무보다는 먼저 변제기(이행기)가 도래했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변제이익은 차이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철수는 이런 상황에서 나부자에게 3,500만원을 변제하면서, "이 돈은 A의 원본채무를 갚는 것에 사용해 주세요." 이렇게 말했습니다(지정충당의 의사). 어떻게 될까요?
우선 철수의 의사표시는 아쉽게도 제479조제1항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습니다. 제479조제1항에 따르면 변제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이자가 원본보다 우선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철수가 준 돈 3,500만원은 이자에 먼저 충당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A의 이자에 먼저 충당해야 할까요, 아니면 B의 이자에 먼저 충당해야 할까요? 여기서 제479조제2항을 적용합니다. 그러면 제477조를 준용하면 되고요, 둘 다 이행기가 일단 지나기는 했으니 제477조제1호에 걸리지는 않고, 변제이익은 차이가 없으니 제2호도 적용 안 하고요, 하지만 A의 이자채무가 B의 그것보다 먼저 이행기가 왔었다고 했으니, A에 먼저 충당하면 됩니다. 즉, A의 이자 3천만원에 먼저 충당하고, 남는 돈 500만원은 B의 이자에 충당하면 됩니다.
그러면 약간 응용해서, 철수가 나부자에게 일부 변제한 돈이 5천만원이고, "이 돈은 A의 원본채무를 갚는 것에 사용해 주세요." 이렇게 말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5천만원이면 조금 얘기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이 돈으로는 이자채무 전체(4천만원)를 갚고도 남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479조제1항에 따라 이자에 먼저 충당을 해야 하므로, 철수의 말을 있는 그대로 다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자를 다 갚고도 남는 돈(1천만원)에 대해서는 철수의 의사를 존중해 줄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철수가 준 돈 5천만원 중 4천만원은 A와 B 이자채무에 각각 충당하고, 남은 1천만원은 A의 원본채무에 충당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오늘은 비용, 이자, 원본에 있어서의 충당 순서를 알아보았습니다. 내일은 변제자의 임의대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