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485조, "채권자의 담보상실, 감소행위"

by 법과의 만남
제485조(채권자의 담보상실, 감소행위와 법정대위자의 면책) 제481조의 규정에 의하여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


법정대위를 한 사람은 제481조에 따라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485조는 이와 같이 법정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가 고의나 과실로 담보를 망가뜨리거나 그 가치를 감소시킨다면, 그 '대위할 자'는 그 '한도'에서 책임을 면한다고 합니다. 무슨 말일까요?

제481조(변제자의 법정대위)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철수는 나부자에게 1억원을 빌렸는데, 나부자가 철수의 상환능력을 의심하였기에 본인의 집 가보로 내려오는 고려 청자(약 1억원 가치)에 질권을 설정하여 주었습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철수는 영희를 보증인으로 세웠습니다.


그렇다면 영희는 보증인으로서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라고 볼 수 있고요, 법정대위를 할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나부자가 철수가 맡긴 고려 청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일부를 깨뜨렸고, 그 결과 청자의 가치가 5천만원 감소하였다고 해봅시다. 만약 청자가 멀쩡했다면, 영희는 철수의 빚을 대위변제하고(1억원을 갚아 주고), 질권을 넘겨받아 청자를 처분하여 자신의 돈을 회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부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서 청자의 가치가 5천만원으로 감소하게 되었으므로, 영희는 5천만원의 한도에서 나부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책임도 깎아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겁니다. 즉, 제485조는 영희와 같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조문인 것이지요.


바로 이런 취지에서 대법원은, "법정대위를 할 자가 있는 경우에 그 대위할 자의 구상권 및 대위에 대한 기대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를 부담시키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다고 판시하였던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다91788 판결).


다만, 대법원은 "민법 제485조의 면책규정은 법정대위권자로 하여금 구상의 실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채권자에게 담보의 보존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취지의 규정으로서 그 규정목적이 오로지 법정대위권자의 이익보호에 있으므로 그 성질상 임의규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법정대위권자로서는 채권자와의 특약으로서 위 규정에 의한 면책이익을 포기하거나 면책의 사유와 범위를 제한 내지 축소할 수 있다."라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대법원 1987. 4. 14. 선고 86다카520 판결). 결국은 임의규정이니까, 위의 사례에서 영희와 나부자가 서로 합의해서 면책이익을 포기하는 것으로 약정한다면, 청자가 박살 나더라도 영희의 책임이 줄어들지는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적어도 위의 사례에서는 영희가 그러한 약정을 그냥 해줄 리는 거의 없긴 하지만요.


오늘은 담보가 상실되거나 할 때 법정대위자가 면책될 수 있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내일은 변제 이외의 방법에 의한 채무소멸과 대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민법 제484조, "대위변제와 채권증서, 담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