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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별 Aug 14. 2020

내가 제일 애틋하다는, 당신에게

누구나 자신만의 '애틋'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자신을 애틋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민이나 상처, 외로움 등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틋은 어떤 의미에선 연민의 마음이고 인간을 대하는 따뜻함이며 이는 기본적으로 사랑의 카테고리 범주에 포함된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가장 들키기 싫은 상처나 내면의 본질이 애틋의 형태로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흔히 애틋함은 남녀 간의 사랑이나 부모 자식 간의 사랑처럼 절대적인 사랑 앞에 붙는 경우가 많지만, 내가 느낀 가장 큰 애틋함은 바로 자신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항상 내가 제일 애틋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 앞에서 좌절하는 나를 봤을 때, 어긋난 사랑 앞에서 슬퍼할 때,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하거나 인간관계의 환멸을 느끼는 순간이 왔을 때, 여지없이 파고든 감정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애틋'이었다. 슬픔이나 화남 분노 같은 감정보다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감정... 나는 그런 일을 겪으며 마음 아파하고 있을 나에게 연민을 느꼈고 안아주고 싶었다. 당장은 그런 감정을 해결해 줄 수 없어서 더 애틋했다. 사랑하는 이가 아프거나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그 마음이 가여워 애가 타고 안쓰러웠던 것처럼.


하지만, 우리는 타인에게 느끼는 그 감정을 자신에게는 바로 투영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애틋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을 남사스러운 일처럼 치부해버리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다반 수다. 하지만, 마음껏 자신을 애틋하게 여길 수 있어야만 애틋 뒤에 오는 맑은 감정과 다른 이들의 애틋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누군가가 품는 어떤 대상에 대한 애틋함이 인간을 얼마나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지, 혹은 얼마나 초라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싶어 졌다.


'애틋'의 검색 결과 : 네이버 사전              

1.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하다.  
2.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  


평소 애틋하다는 말은 다른 표현처럼 많이 쓰이는 것 같지 않은데, 그래서인지 그 의미도 모호하게 다가온다. 네이버에 검색해서 그 뜻을 알아보니 안타깝고 애가 타는 듯하다.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라고 한다. 이런 표현 말고 좀 더 적확한 말은 없는 것일까. 애틋하다. 애틋하다. 애틋하다.... 잠시 그 감정에 대해 되짚어봤다. 나대로 '애틋'을 또 다른 뜻으로 재해석했고, 이렇게 하고 나니 애틋의 긍정적인 의미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


'애틋의 또 다른 의미'

1. 가장 소중한 것을 대할 때 생기는 마음

2. 애가 닳는 것처럼 많이 사랑하는 마음


언젠가,

시시 때때로 시험에 들고,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것 같고,

인생의 방향이 흔들리고,

모든 게 다 의미 없게 느껴지고,

급기야 나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이 왔을 때,


자신을 가장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가장 애틋한 존재이고 누군가에게 애틋함을 받아야 하는 존재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로!


나의 애틋이 나를 부르는 수많은 시간이 올 때, 그때마다 애틋한 마음을 가득 끌어모아 나를 더 보듬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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