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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별 Nov 30. 2022

낯섦도 언젠가는 익숙함이 된다

언제부터 익숙함은 익숙함이 됐을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익숙한 집도, 매일 가는 직장도, 늘 가는 카페나 도서관, 다른 모든 공간들 모두 처음에는 낯선 곳, 처음의 장소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지. 이미 익숙해진 공간은 편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긴장감은 떨어지고 크게 흥미롭지도 않지.


지만, 지금의 익숙함에도 처음이 있었음을, 낯섦의 묘한 공기가 있었음을, 오늘 어떤 사진 한 장을 보고 상기했다. 제주도 집에서 매일 지나던 길가 어느 곳에 붙어있던 간판, 아마도 게스트 하우스를 알리는 팻말인 거 같은데, 저 사진을 볼 때면 잠깐이지만 살짝 여행자의 기분이 되곤 했었다.


낯가리는 여행자들을 위한 공간, 낯섦.

낯가림 + 여행자의 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약간의 설렘을 준다. 어색하고 다소 불편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엔 감미롭게 여겨지는 달뜸. 신선하고 새롭게 여겨지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낯선 기분을 가진 이들이 처음 들르는 장소... 누군가에겐 이곳도 익숙한 공간이 되겠지. 낯선이 들도 익숙한 이들이 될 테고.


가끔은 낯선 여행자의 기분으로 일상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내가 다니는 공간들도 처음이 있었다고, 처음 그때의 마음이나 기분으로 일상을 살아보자고 생각한다. 아마도 인생이 조금은 더 흥미롭게 여겨지지 않을까. 낯섦도 언젠가는 익숙함이 되고, 편안함이 되는 것이니까.



낯섦도 언젠가는 익숙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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