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절대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계획대로,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항상 변수라는 걸 데려와서 반전의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으니까.
10대, 20대까지만 해도 인생은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성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었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지금은 옛말이 돼버린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나 사당오락,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등의 '노력'을 강조하던 문장을 수도 없이 듣고 자란 세대다. 남들 잘 때 안 자고 공부하고, 아끼면서 일해야 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이 그들에겐 있었고, 실제로 시대는 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었었다. 그런 청년들이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자신들이 세습받은 그대로 '노력'하면 '잘 된다'라고 자녀들을 교육했고, 우리 세대도 대부분 그렇게 자라났다.
'노력하면 성공한다.'
대게는 맞는 말이다.노력해서 잘 안 되는 것보단, 잘 되는 게 아직은 더 많으니까. 하지만, 모든 일에 이 성공의 법칙이 적용되던 시대는 진즉에 끝났다. '노력'만으론 세상에서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연애, 취업, 결혼, 임신과 출산까지 어른들의 평범의 영역에 속하던 것들이 이제 더는 평범한 것이 아니게 됐고, 빈부의 차는 더욱 엄청난 것이 됐다. 명예나 부는 노력만 한다고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오히려 허상에 가깝다.
이 시대에 희망이 없어진 청년들은 일확천금을 노리며, 가상화폐나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더 안 좋은 결말을 맞이하고, 미래를 절망해 좌절하며, 끝없이 추락한다. 청년들의 추락을 볼 때 진심으로 가슴이 아프다. 실패한 이들이 모두 열심히 안 살거나 노력을 안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결과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이제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요즘같이 성과주의 사회에서통용되는 말치곤 너무 무책임하달까. 과정, 과정, 과정이 모두 좋은데 결과는매번 좋지 않다면, 그건 과연 얼마나좋은 과정인 걸까.
좋은 결과를 위해 편법을 사용하거나 불법을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운이 좋아서, 또는 타이밍을 잘 맞춰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해서 남들보다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면, 죽도록 노력하지 않았을지라도 나름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꼭 안 되는 사람들이 운수 탓하고, 타이밍 탓이더라... 운도 실력이고, 타이밍도 그 사람의 흐름인 것을 인정하지 않고, 탓만 하는 거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는 것은 true, 진실이다. 매주 간절한 마음으로 로또를 30년을 사도 당첨 한 번 안 되는 사람이 있고, 좋은 꿈 한 번 꾸고 로또 1등에당첨되는 사람도 있다. 이럴 때 결과는 그들의 인생이 어땠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담지 않는다.합법적인 요행을 바라며 사고파는 주식에도 타이밍이 있고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겪는 인생엔 노력만으로 결과가 예측되지 않는 모습들이 너무나 많다.
어떤 선택이 꼭 좋은 선택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막사는 게 정답인가? 그것도 아닌 것 같아 답답하다. 대체 무엇이 구원일까?
나는 다만, 최소한의 신념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선택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믿음.
실패를 두려워해 결과를 보기도 전에 자포자기가 되기보단, 노력해도 안 되면, 나머지는 하늘(운)에 맡겨보자, 라는 마음이 필요하다.이는 내가 한 노력이나 선택,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다짐과도 같다.물론 단단한 내공이 필요하겠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 단위의 노력이 아닐까 싶다.
'노력' 한 스푼에 '운' 한 스푼이 더해져 예상치 못한 좋은 엔딩으로 이어질 때, 가장 기분이 좋다. 노력도 했는데 운까지 더해져 비록 남들이 우러러보는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긍정으로 이어질 때, 앞으로 뭔가 될 것 같고 이제부터 좋은 기운으로만 흘러갈 것 같다. 이 결과엔 나름 당당함도 더해져 있으니 스스로 떳떳하기도 하고.
결과를 내고 싶은 인생엔 노력 한 스푼에 운 한 스푼이 필요하다.미래를 알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엔 역전도너무 많은 세상이니일단 해보는 것도 손해는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