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쓰기도 하고 손 놓았던 동화도 좀 끼적대고 있지만, 왜인지 글을 쓰면서도 좀 외로웠다.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고 좋아할 때는 언제고. 정말 변덕도 이런 지랄 맞은 변덕이 없다.
글을 쓰는 건 쓰는 건데, 거기서 끝나고 말까 봐 사실 좀 두렵다. 방송작가에서 에세이스트로, 또 동화작가로, 다양한 글을 오래 쓸 수 있으려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 한 권이 아니라 두 권 세 권... 출간을 해서 프로필이 늘어나고, 많진 않아도 인세가 통장에 꽂히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
문제는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인생의 함정에 있다.
열심히 쓴다고 다 출간이 되지도, 누가 알아차려 주지도 않는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얘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앞으로 뭐가 어떻게 될지 짐작조차 서지 않는다.
꾸준히 하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왔다. 바로 지금!
그래도 쓰겠지.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들기겠지.
그런데, 글을 쓰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든 건 이번이 거의 유일하다. 그동안은 기대 한 톨 없이 그냥 즐기며 썼고 우연하게 성과도 냈는데, 이젠 그렇지 않게 됐구나 싶다.
좀 더 비워내야지.
꼭 뭐가 되지 않더라도.
다음은 그래도 생겨나니까.
작가란, 그러니까... 쓰는 일이란 정말 외로운 일 같다. 또다시 새삼스럽게 상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