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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별 Jul 01. 2023

당신을 꺼내줄 사람이 있나요?

생각해 보면, 힘든 시기마다 내 곁엔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 그 고마운 존재들을 잠깐 잊고 있었네.


스스로를 챙길 여유조차 없었기에 주변을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인간은 정말 자기중심적이다. 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이라도 자기가 죽게 생겼는데, 남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먼저, 나부터 살고 봐야 한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 나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기를

내가 일어설 수 없을 때는 일으켜주고

나락이나 바닥에서 꺼내 줄 존재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를 꺼내 줄 누군가...


'다시 한번' 정말 너란 인간은 이기적이다.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겠으니 그냥 내버려 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누가 꺼내주기까지 바라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게 나고, 이런 방식으로라도 나는 바닥을 짚고 일어나야겠으니 말이다.


동굴 속에 웅크리고 땅만 보고 있을 때, 위에서 '여기 사람이 있으니 구조를 요청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는 여기에 있을 것이니, 올라올 마음이 들면 외쳐 달라고. 그러면, 우리가 가서 사다리를 내오고, 너의 손을 잡아끌어 올려주겠다고 말이다.


더러 재촉하는 이들도 있었다.

쟤가 도대체 왜 저렇게 된 거냐며 '상황'에만 관심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걸려도 괜찮으니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을 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사람은 완벽하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외로워진다.


혼자서 뭐든 할 수 있지만,

혼자선 뭐든 할 수 없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들의 기다림이 더 길어지지 않게 하고 싶어 스스로도 꾸역꾸역 용기를 냈다.


처음엔, 한 발짝 내딛기도 어려울 것 같았지만,

일단은 안심되는 이들 속에 섞이기로 했다.


절반의 성공.

나머지는 또 큰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연약한 마음은

작은 것에도 상처를 입었고

악의 없는 관심에도

트라우마는 불쑥 튀어나왔다.


그래도 '나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와보니 힘은 들지만 견디며 나아갈 수 있었다.


과거에만 매몰돼 있지 않고 

앞도, 위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 나를 꺼내주기 위해 애써준 이들이 있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참 복 받은 사람이다.


당신에게도

당신을 꺼내 줄 누군가가 있는가?


당연한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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