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프림님을 추모하며

카타리나를 기억하며

by 아스토리아

투병을 할 때 프림님의 인스타툰을 보게 되었다. 호지킨 림프종을 투병하며 인스타툰을 그리는 분이었다. 호지킨은 림프종 중에서 완치율이 높은 아형인데, 슬프게도 계속 약에 불응하셨다. 나 같으면 내가 처한 상황을 저주하고 분노할 텐데... 프림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지금 이 순간을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하셨다.

또 한 번 항암약이 불응했다는 인스타툰이 올라온 날, 나는 DM을 보냈다. “사실 제가 뮤지컬 작가인데 혹시 다음 치료 전에 뮤지컬 보고 싶으면 ‘천 개의 파랑’ 초대해 드리겠다고”. 다짜고짜 보낸 DM에 프림님은 흔쾌히 감사하다고, 공연을 보고 싶다고 답을 했다.

그렇게 우리 인연은 시작됐다. 다른 크루지만 ‘위케어리셋’ 2기 활동도 같이 하고, 나는 글을 쓰고 프림은 그림을 그리니 나중에 웹툰도 함께 하자고 했다.

동종이식을 하기로 하고, 무균실에 들어가기 전 프림을 만나러 프림 동네에 놀러 가서 그녀의 동네맛집에서 밥도 먹고 차도 마셨다. 완전관해 기운을 불어주며 네 잎클로버 키링도 건넸다. 긴 투병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프림은 전혀 지쳐 보이지 않았다. 너무 씩씩하고 긍정적이고 열정과 꿈이 넘쳤다. 무균실에서도 브이로그를 찍을 정도로 인생을 정말 참으로 꽉 차게 살았다.

퇴원하고 나선 재밌는 거 같이 해보자며 다른 인스타툰 작가님이랑 같이 ‘아티스트 웨이’를 함께 했다. 아직 만날 순 없어서 줌으로 만나며 꿈과 열정을 나눴다. 그러곤 프림이 다시 병원에 가게 돼서 그녀의 퇴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숙주반응이 세게 온 걸까?’ 걱정하며 제발 잔잔 숙주가 찾아온 것이길... 성당에 가서 초를 켜고 기도하고 기도했는데 갑자기 프림님이 주님 곁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대체 왜?”였다. 이렇게 꿈 많고 열정적이고 치료도 병원에서 하라는 모든 치료를 한 아이가 대체 왜 죽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고, 며칠 전만 해도 데이식스 얘기를 카톡으로 나누던 프림이 떠났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믿을 수가 없다. “우리 재밌는 거 해봐요” 라며 연락이 올 것만 같다.

절대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인 “대체 왜?”를 계속 되뇐다. 나쁜 사람들은 저렇게 잘만 살고 있는데, 이렇게 어리고 꿈 많은 친구가 대체 왜 떠나야만 했는지... 긍정적이고 밥 잘 먹으면 이겨낼 수 있다고 했는데 대체 왜 그녀는 떠난 것인지... 정말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애통하다.

그래도 그녀를 기억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누군가 기억하는 한, 그 사람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거니까.

프림아, 벌써 천국에서 리더 맡아서 이런저런 프로젝트하고 있지? 이제 아픔 없이 네가 하고 싶은 모든 것 다 하고, 흑백요리사 맛집보다 더더더 맛있는 거 먹고, 데이식스 음악 들으며 평안하게 지내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나면 그 때 꼭 같이 웹툰도 하고 티옌미미도 가자. 원필 싸인 못 받아줘서 미안해. 인터미션 리딩 영상 못 보내줘서 미안해. 어리석게도 우리에게 시간이 더 있을 줄 알았어. 언제나 그랬듯 또 씩씩하게 돌아올 줄 알았어.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참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프림, 선한 영향력으로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떠난 이정현 카타리나를 기억하고 기도해 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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