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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Apr 16. 2016

오븐 없이 만드는 딸기 타르트

똥손이 도전하는 타르트 생성기

오늘은 시간이 아주 많다. 아주 많아서 좀 도약해서 어려운 메뉴를 해보기로 했다.


(메뉴 서치 중)



흠, 역시 나한텐 다 어렵다. 그러다 오븐 없이 베이크 디저트를 만들 수 있다는 타르트 요리를 해보기로 한다. (두둥!)



타.. 타르트라 함은 이런걸 말하는 거잖아! 그래도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미 장을 봤기 때문이다.


재료는 이렇다. 다이제, 플레인 요거트, 크림치즈, 달걀, 버터, 바나나, 딸기


이 중에 상당수는 이미 집이 있던 거여서 이득! 그럼 여유롭게 시작해보록 한다.


(...)


하지만 너무 여유롭게 놀다가 시간이 부족해졌다. 나란 놈이 그렇지.


이상하게 망한 기운을 가지고 시작한 요리...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


시작은 다이제다. 통밀로 만들었다는 그거디. 마트에서 싸게 팔길래 득템! 이걸 봉지에 넣어준다.


요렇게. 너무 많이 넣은 것 같지만 기분 탓이다.(하지만 나중에 기분 탓이 아닌걸로 밝혀져...충격!)


요걸 잘게 부순다. 스트레스 푼다고 생각하자. 평소 미워하던 사람 얼굴을 떠올려보자. 배트맨대슈퍼맨을 망친 제작자 얼굴을 떠올려도 좋다.


사실 손으로 부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도구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분노를 담아 마구 휘둘러보자.


그럼 이렇기 곱게 만들어진다. 나의 분노로 그들을 뼛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이걸 그릇에 담는다. 사진이 반대로 보이는 것 같다면 착각. 사진 돌리기 귀찮아서 그냥 업로드한 건 절대로 맞다.


이렇게 뼛가루가 탄생했다. 이때 부엌에서 우당탕탕탕 하고 있는 나에게 안방이 있던 아버지가 와서 말했다.

"아니 빵가루를 사서하면 되지, 빵가루를 만들고 있냐"


맞습니다, 아버님(...)


다음은 버터. 한숟가락 정도 퍼준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녹여준다. 한 5초면 다 녹는다. 마이크로웨이브 쇼크!


그걸 다이제 빵가루에 넣어준다. 새발의 피만큼 뭔가 양이 적은 것 같다. 조금 더 녹여서 추가했다.


그리고 계란도 넣어준다. 이때부터 주변이 지저분해지기 시작한다.


자, 조물 타임. 뭔가 된장 같지만 아니다. 사랑을 담아 잘 반죽해주자.


그럼 이렇게 찰흙이.. 아니, 반죽이 탄생한디. 괜찮아.. 맛있을거야...


반죽을 그릇에 담는단 원래 기름종이 같은 걸 깔고 그릇에 담아야 되는데, 기름종이가 없다. 한참을 찾았네. 어쩔 수없이 그냥 했다. 남자요리 답다.


그래도 명색이 타르트인데 타르트 모양을 내준다. (이것이 굉장히 두꺼웠다는 건 다 만들고 나서 깨달았다... 인생은 시행착오)


전자렌지에 돌리기 전에 포크로 숨구멍을 만들어준다. 안그러면 마이크로웨이브 쇼크에 죽을 수도 있다.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구멍을 만들어주자.


한 2분 정도 돌린다. 비장하다. 공기가 무겁다. 반죽과 나는 한번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인디. 반죽, 굿럭! 살아돌아와라.


자, 돌리고 있는 동안 크림치즈를 꺼낸다. 3개 정도 넣었다.


그러고선 요거트를 넣는다. 생각해보니 꼭 플레인이 아니여도 되는데 말이다. 딸기요거트로 고를걸. (인생은 후회의 연속)


자, 휘저해준다. 스냅에 힘을 풀고 근육을 30%정도만 가동해 약 2분간 연속 동작으로 풀어준다. 이게 다 휘핑기가 없어서 그런거디.


이번에도 사진이 돌아가있다. 양해해주자. 딸기와 바나나를 준비한다. 원래는 딸기도 썰썰할 계획이였는데 시간이 없다. 통으로 넣자. 남자요리의 정신은 통이다.


마이크로웨이브 쇼크에서 살아돌아온 반죽의 모습이다. 이건... 환골탈태야!


(일전에 중요한 글에 환골탈퇴라고 적었다가 '뼈를 탈퇴시키는 글이라고 해서 와봤습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뼈를 탈퇴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그 위에 준비해둔 크림을 발라준다. 이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크림 말고 초코로 할 것 그랬다. 생각해보니 크림치즈를 별로 안좋아하잖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인생은 충격의 연속)



요렇게 잘 발라준다. 초코면.. 더 좋았을텐데. 이미 강을 건넜다. 다음을 기약하자.


크림 바다 위에 딸기를 띄운다. 귀찮아서 딸기를 통으로 올린건 아니다. 비주얼 때문이지.


바나나까지 올리면 완성! (....)


그럴듯한 비주얼인데 문제가 있다. 유리그릇과 타르트를 분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유리채로 들고 가기로 했다(...)


처음은 장대하게 시작했으니 끝은 미약한 요리. 여러모로 아쉽다.


게다가 다 마무리하고 서둘러 나오는 나를 향해 아버지가 또 말씀하셨다.

"아니 엄마아빠한테도 요리 좀 해봐라"


불효자는 웁니다. 다음은 특별편으로 아부지를 위한 남자요리 편으로 해야겠다.


남자요리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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