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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Apr 09. 2016

치즈베이컨토스트 & 바나나말이

있는 재료를 끌어다 만든 기적의 레시피

남자 요리가 다시 찾아왔다. 오늘은 자칫하면 못할 수도 있었다. 해야할일을 새벽부터 하느라 시간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역경은 이기라고 있는 법. 약속 시간은 12시. 지금 시간은 10시 45분. 오늘은 냉부해 뺨 후려갈기는 타임어택 미션이다. 먼저 무슨 요리를 할지 검색한다. 꽃놀이에는... 그래! 토스트!


냉장고를 열어보자 재료가 하나도 없다. 시간도 없다. 당장에 장보기를 실시한다.



근처 뉴코아 백화점 지하까지 15분만에 장보기 완료했다. 아 후달려.

재료는 식빵, 치즈, 슬라이드햄, 계란, 버터, 그리고 바나나다.


먼저 달걀을 풀어준다. 어디서 본적은 있어서 우유를 조금 넣어본다. 실험이다.


휘저휘저한다. 이때만큼은 어느날 닭이 될 수도 있었던 무정란의 아픔에 공감해보자. 슬픔의 젓가락 휘저를 실시하면 더 잘 저어진다.


달걀 푼 건 치워두고 자, 식빵과 칼과 나. 그렇게 삼자대면을 한다. 심기일전을 한다. 여기 기싸움에서 지게 되면 요리는 끝난다. 여기가 요리의 진정한 시작이다.


춉춉춉춉! 놈의 팔다리를 잘라버렸다. 반항하길래 머리도 잔인하게 잘라버렸다. 자른 빵놈은 눈뜨기 보기 힘들 정도로 또 잔인하게 압축기로 짖눌러버렸다. 미안하다. 다음에는 좋은 인연으로 만나자.


아까 눈물을 뿌리며 만들어놓은 계란을 빵 위에 살짝쿵 발라준다. 숟가락을 이용하면 좋다.


그리고 슬라이드햄을 올려준다. 빵과 햄 가로 크기가 딱 맞으면 뭔가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그 위에 치즈를 올려준다. 햄과 치즈라. 아주 잘 어울린다.


그렇게 똑같은 방식을 세번 반복한다. 빵과 계란을 바르고 햄, 치즈, 빵, 햄, 치즈, 빵이다. 너무 점보가 되는 느낌이 들더라도 무시하자. 원래 토스트는 입안에 가득차는 포만감으로 먹는거다.


약한 불 후라이팬에 버터를 올린다. 이 소리가 죽여준다. 달달한 냄새도 나고 말이다. 다 살찌는 소리지만. 그 위에 달걀 푼 물에 푹 담근 아까 그 점보를 올린다. 오, 그럴듯 한데?


자 구석구석 잘 익도록 노릇노릇하게. 안의 치즈가 살짝 녹고 햄이 익을 정도까지만 조리한다.


그런데 워낙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토스트를 이거 하나밖에 할 수 없다. 그래서 토스트가 익는 시간 사이에 바나나말이를 만들기로 했다. 아까처럼 촙촙한 식빵 위에 땅콩크림을 발라준다.


그 위에 크기에 맞춰 바나나를 올려준다. 그리고 김밥 말듯이 돌돌 말아주자.


그럼 이렇게 된다. 이건 고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랩에 씌워서 보관해두자.


토스트를 그럴듯하게 잘라두면 이런 모양이 된다. 맛은 어떨지. 지금까지 요리시간은 총 20분이 걸렸다. 이제 30분 준비하고 나가면 딱 12시!


오늘은 벚꽃 피크닉 맞이 B를 위한 남자요리 2탄을 해봤다. 다음에는 아예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요리를 해봐야겠다. 바나나계란말이 같은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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