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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Mar 14. 2017

화이트데이 초콜릿 만들기

초콜릿 만드는 법 어렵지 않아요 조금 번거로울 뿐

그렇다. 화이트데이는 사탕을 주는 날이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사탕보다 초콜릿을 좋아한다. (나는 젤리나 스키틀즈류의 캔디를 좋아하지) 그래서 초콜릿과 캔디를 바꿔서 주고받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아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남자요리는 초콜릿이다.



초콜릿을 사러 간 곳에서 애기곰 울음소리가 들어서 주위를 둘러봤다. 요 녀석이 아닌가. 까맣고 동그란 눈으로 날 어서 사가요 만들어요 먹어요 하고 있는데 어느새 나는 카운터에 이 녀석을 계산하고 있었다.


구성품은 이렇다. 곰돌이 얼굴을 찍어낼 판이랑 초콜릿, 눈코입을 만들어낼 초콜릿 색깔펜, 그리고 센스있게 들어간 봉투.


먼저 이 기본 초콜릿이 곰돌이의 가장 큰 부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릇에 좀 덜고 중탕을 준비하자.


80도 정도되는 - 끓기 직전의 뜨거운 물 정도일까 - 물에 서서히 녹여준다. 갑자기 서서히 끊는 물에 개구리가 편안하게 있다가 익어서 죽고 말았다는 교훈 깊은 이야기가 생각나는군.


다음은 요 색깔펜이다. 이것도 한 손이 따딴한 정도의 물에 물렁물렁하게 녹여준다. 초콜릿이 금방 굳기 때문에 말랑말랑이 포인트다. 그건 그렇고 적녹색약이라 어디에 무슨 색을 써야 하는지 한참 헷갈렸는데 그게 아니였고 화이트와 핑크는 모두 입 부분에 번갈아서 쓰이는 용도였다.


이제 준비는 다 됐다.

곰돌이 얼굴을 양산해보자.



학생 때로 돌아가 미술 시간에 왔다고 생각하자. 예술혼을 불태워.. 아 코가 삐뚤어졌다. 미안하다. 곰돌아.


다음은 핑크 입을 만들거다. 초콜릿이 금방 굳기 때문에 스피드가 중요하다.


화이트 입도 만들어주자.

어때요, 참 쉽죠?


이제 나머지 얼굴 부분을 채워넣을 춰컬렛을 마무리해보자. 불을 높여서 중탕 속도를 좀 올렸다.


흠 해보니 틀에 고정하는 건 거의 물처럼 될 정도로 중탕을 해야 한다. 이번에는 뭉텅뭉텅 건더기처럼 있어서 틀에 넣기 힘들았다능.


요렇게 이쁘게 준비해놓은 틀에,


초콜릿을 투하!


빈틈없이 채워준다. 채워줘야 얼굴 모양이 잘 나온다. 귀도 그렇고.


아까전에 쓰다남은 색깔 초콜렛 펜이 아까우니까 문구도 써보자. 아무리봐도 참 삼십대의 화이트데이라기엔.


냉장고에 30분 정도 굳히면 이렇게 곰돌이가 태어난다. 응애. 같이 들어있던 봉지에 하나씩 차곡차곡 넣고,


작은 박스에 넣어주면 완성!


짧은 화이트데이 후기였다.

곰돌아, 안녕. 짧았지만 넌 내 기억에 영원히 남아있을거야.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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