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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R Oct 12. 2017

사랑을 담아, 치즈오믈렛

초간단 오믈렛 레시피

그동안 결혼 준비를 하느라 바빴고, 결혼식을 올렸고, 화산폭발을 피해 발리로신혼여행을 갔다가 이제는 집 꾸미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 많은 시간들 속에 정말 로망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은 함께 밥을 짓고 밥을 먹는 일. 어느 토요일 아침 먹었던 오믈렛 요리처럼.



냉장고에 아직 뭐가 없었기 때문에 있는 계란과 우유로, 그리고 아침에 산 치즈로 오믈렛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치즈를 치즈치즈 썰자. 비닐채 썰어두고 넣을때 벗기면 된다. 계란 오믈렛 안에 녹아내리는 폭포수처럼 만들 것이다.


두명이 먹을 분량은 달걀 세개면 넉넉하고 남는다. 소금을 약간 쳐서 간을 맞춘다. 톡톡. 그리고 휘이 저어준다. 마치 내 손의 브레이크가 고장난 1톤 트럭이 된듯이.


계란물을 채에 한번 걸어준다. 건더기나 이물들이 걸러져 더 부드러운 오믈렛을 만들수 있다(뇌피셜).


불을 올리고 기름을 두른다. 기름은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더욱 중요한 건 불의 세기다. 불은 중불에서 약한 정도. 달걀물이 서서히 익혀져야 오믈렛을 만들 수 있기 때문.


애석하게도 이 요리를 만들 당시의 나는 그 팁을 알지 못했다. 불이 너무 쎘고 계란물은 올라가자마자 마치 사춘기 시즌의 여름 아이들의 얼굴처럼 익기 시작했다.


이건 오믈렛이 아니라 스크램블이긴 하다. 원래 만들려던 거는 가볍게 모양을 잡아 이쁘게 만들어진 오믈렛인데 이미 익어버린 계란은 모양이 잡히지 않았다.


슬픈 일... 하지만 이 콘칩처럼 생긴 계란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치즈도 있겠다, 치즈를 그대로 올리면 어떨까? 오지치즈 후라이처럼.


치즈를 올렸고, 전자렌지에 1분 돌렸더니 이와 같은 비주얼이 나왔다. 오믈렛 아닌 치즈 스크램블을 맛본 B는 실제 맛보다 훨씬 격앙된 리액션을 보여줬다.


이 맛에 남자요리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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