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쓸모, 그다음을 준비하고 싶다
무심했던 무지 속에 볼 수 없었다.
쓸모 뒤에 오는 아름다움을.
이게 나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베란다에 심어둔 무들이 제법 자랐다.
한번 속아낸 무들은 칼칼한 고춧가루에 무쳐 먹었다.
남아 있는 무들은 조금 더 자라게 두었다가 먹어야지..
하다 보니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그 옆 화분에 담긴 노란색, 빨간색 카랑코에가 예쁘게 피었다.
남이 정해놓은 쓸모.
너는 기분 좋은 꽃으로. 또 너는 맛 좋은 음식으로,
그게 너의 쓸모야
그렇게 정해놓고 당연한 무지 속에 지내왔다.
시기를 놓쳐 이제 쓸모가 없어진 것 같아, 뽑아내야겠다고 생각한 날...
너에 쓸모는 무야, 딱 여기까지야
넌 무니까
쓸모를 넘어서 오는 아름다음
어쩌면 정해진 그 쓸모가 목적지가 아니었을 수 있다.
쓸모로 다한 그 자리에는 어떤 것들로 채워질까?
여기 아니면 저기에서 정해진 각각의 이름들로 불리겠지만,
그래. 이게 나야
그렇게 나도 피어날 수 있을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