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02 : < 결국, 컨셉 >
이제는 막을 내려버린 아쉬운 무한도전.
나 PD가 기획한 1박 2일과 tvN의 새로운 예능들.
이러한 예능들이 사랑받고 오랜 기간 동안 함께한 이유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각 멤버들에 부여된 "캐릭터"를 잘 살려서 끌고 나가는 이야기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국민 MC, 유느님. 돌+아이. 거성. 초딩. 허당 등 다양한 캐릭터 컨셉을 부여하고 그 캐릭터 간의 케미는 보다 시청자를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할배가 4명이 떠나면 밋밋할 것 같은데, 짐꾼 콘셉트를 슬그머니 넣어 신선함을 불어넣고 프로그램을 탄탄하게 만든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이처럼 제품/브랜드에 캐릭터성(=컨셉)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포지셔닝"이라고 볼 수 있다.
마케팅에서 결국 빠질 수 없는 "포지셔닝(Positioning)"에 대한 이야기.
이 <결국, 컨셉>이란 책도 그 방향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브랜드가 고객에게 Comm.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추상적일 수 있는 마케팅 컨셉을 알기 쉽게 풀어낸 "얕은" 책
※ 얕은 = useful, fun, easy | 저자 분이 피키에 제안했던 "얕은" 의미를 차용
[인상 깊고, 공감되고, 앞으로도 기억하고 싶은 것들]
컨셉은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다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이나 장점을 컨셉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이렇게 되면 일방적인 브랜드의 외침일 수 있다. 결국 제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속마음( 니즈, 원츠 )을 헤아리고 그 교집합[제품의 장점과 고객의 바람]에서 컨셉을 끌어내야 한다.
① 소비자와 친해지는 공감의 기술
이 책이 이야기하는 컨셉의 정의에 가까운 원리이기도 하며, 개인적인 선호[ 업무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컨셉을 정할 때나 좋아하는 광고와 카피를 보게 되면..]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듣는 고객이 이 제품을 쓰게 되는 본질적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컨셉을 잡고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듣는 고객이 '나도 그래!'라고 반응할 때 고객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책에서는 핫식스-청춘차렷 캠페인과 영어 마비 스피킹맥스 사례를 소개한다.
핫식스-청춘차렷 캠페인 나도 재미있게 본 사례이다. 챕스틱 대신 딱풀을 바른다거나 은행 ATM 기계에 영수증 대신 돈을 넣는 황당하지만 정줄(정신줄) 놓을 만큼 바쁠 때 있을 법한 상황을 연출하며 "청춘차렷!"이란 한방을 유쾌하게 날린다.
이런 유사한 T&M로 지속해서 광고 캠페인을 가져가고 있는 박카스의 광고 Comm. 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OOO으로 산다는 것'의 공감을 잘 불러일으켰던 광고로 기억된다.
② 거인의 지렛대를 활용하라
이 원리는 소비자가 알고 있는 참조점을 찾아서 순식간에 그 지점까지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일명 레퍼런스 포지셔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책에서 사례(예시가 너무 올드한 부분이 있어 깜놀-)는 헤지스가 런칭 시점에 '굿바이-폴'이라고 하며 빈폴과 폴로의 대열에 한 번에 진입할 수 있었던 사례를 들고 있다. 더불어 Not A But B 전략도 이 원리에 속하며 모든 경쟁자들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는 원리이다.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HBO 개국 당시 컨셉으로 내 건 키 메시지는 "It's not TV. It's HBO" (HBO는 Home Box Office의 줄임말) ,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이야기한 "에이스침대"와 같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더불어 강력한 라이벌 관계에서도 서로를 유쾌하게 받아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트렌드도 이 범주에 속한다고 한다. 이 전략 방법이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하지 못하고 있지만, 코카콜라 vs 펩시의 인상적이다. 그것을 관전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유쾌하기만 하다.
그 두 브랜드의 대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할로윈 시즌을 광고인데, 동일한 연출 이미지에 다른 카피가 얹혀 있다. 이 한 줄의 카피가 모든 것을 다 했다.
왼쪽이 펩시에서 먼저 공개한 광고로, "무시무시한 할로윈 보내세요!(We wish you a scary Halloween!)" 이라는 문구와 함께 펩시가 코카콜라 로고가 새겨진 빨간 망토를 두르고 있다. 그 뒤에 누군가(공식은 아님)가 이 광고를 코카콜라를 위한 광고로 다시 만들었다. 사진은 똑같지만 문구가 "모두가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어 하죠!(Everybody wants to be a hero!)"로 바꾸었다.
※ 더 다양한 코카콜라 vs 펩시의 사례는 다른 분의 블로그로 :)
https://www.vingle.net/posts/854448?isrc=copylink
③ Pain Point를 찾아주는 컨셉
고객의 불편함에서 읽어내어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컨셉이 될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잘 이야기하지 않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그 불편함에 집중하면 비로소 컨셉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업종의 후발 주자들이 특히나 펼치기 좋은 컨셉이 전략인 것 같다.
실례로 e커머스 업계에 있어서 11번가 시장 진입을 하며 그간 오픈마켓 Pain Point라고 생각되었던 1) 정품에 대한 신뢰 2) 반품에 대한 번거로움을 2NE1이란 모델과 함께 "정품 보상제"- "무료반품"을 컨셉을 확보해 나갔다. 또한 오픈마켓의 가장 큰 경쟁력인 "가격"의 대한 고객 Perception을 확보하고자 "최저가 보상제"를 내걸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이후 또 한 번의 소셜커머스로 인한 지각변동이 있을 때 현명한 컨셉을 가지고 나선 쿠팡이 쿠팡맨과 로켓 배송으로 "배송"에 있어서 확실한 컨셉으로 고객에서 훌륭하게 우위의 자리 잡았다.
꼭 마케팅/브랜드에 국한 짓지 않더라도 일을 할 때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사례이다.
1) 집중하고 싶으나, 다 담는다.
브랜드 마케터(매니저)로써 우리의 브랜드를 알리려고 할 때 가장 크게 실수하는 부분이나 힘든 부분을 고르라 한다면, 광고 컨셉이나 메시지를 "날카롭게" 만드는 것이다. 일명 고객의 귀에 걸리게 한다는 것인데.
자의(스스로 담고 싶은 욕심이 많거나) 타의(의사결정권자의 다양한 의견)던간에 '다 담아' 컨셉으로 나오는 경우가 제법 된다. Comm. 메시지는 정리 분명 명확해져야지 잘 전달될 것임을 알면서도.
컨셉을 만들 때 여러 가지 의미를 담으려 하다 보면 죽도 밥도 아닌 무딘 컨셉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카로운 컨셉이어야 소비자가 반응합니다.
비단 광고 컨셉과 메시지에 이야기에 국한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프로모션을 기획할 때도, App., 서비스를 기획할 때도 '다 담아'의 혼령들이 자꾸 집중을 방해한 한다. 집중! 하자.
2) 앞선 자산을 부정한다.
오래되었다는 것이 자칫 '올드함'이란 이미지를 가져갈 까 봐 자꾸 앞선 것을 부정하며 '새로운' 것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특히나 마케팅이라면 '새로움'과 '창의적'인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칫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다. 그 간의 앞선 활동과 쌓인 브랜드 자산에 기반해서 움직여야 하는데, 아예 터를 새롭게 잡고 시작하려고 하는 실수를 범하는 것 같다.
브랜드의 가치는 오랜 시간 단단하게 완성되어 가는 건데 일하는 사람이 바뀌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무시하고 다시 시작하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왜 자꾸 '0'에서 시작하는 것인가. 지속성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우리에게도 일관된 컨셉으로 유서 깊은 브랜드들이 많아지길 저자가 바라는 것처럼 공감하고 바란다.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
하지만 지속 고민해야 하는 주제인 만큼 중요한 이야기 - 컨셉
한줄평처럼 '얕은' 범위로 다루고 있기에 입문서 느낌이라,
전공자/마케터라고 생각되시는 분들 보다는 비전공자/광고-브랜딩에 입문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려봅니다.
#결국,컨셉 #책리뷰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