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주인인게 마냥 좋지만은 않은 이유
영구임대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0년이다.
그 시간이 내게는 영원 무한대처럼 느껴질 정도로 긴 시간이었고, 그것은 어떤 안정감을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도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크게 느낀 단점은 아파트 청소 관리 영역이었다.
아파트 복도에 떨어진 전단지가 며칠 동안 나뒹굴 던 모습
누군가 흘린 음료캔, 담배꽁초들이 다음날, 그다음날 까지 치워지지 않던 모습들.
못 본 척 피해다니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최근 들어서 경고문이 붙었고, 주민들도 조심하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적인 청소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여전하다.
작은 쓰레기나 먼지들이 건물과 하나가 되어가는 듯하다.
사람이 오래 사는 공간이라면.
공공임대주택의 평균 거주 기간은 8.4년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곳은 잠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10년 가까운 삶의 터전이다.
그렇다면 공용공간은 단순히 오가는 길이 아니라 매일 마주치는 생활의 일부가 된다.
복도의 공기, 계단의 상태, 주차장의 분위기까지. 이런 사소한 요소들이 생활의 질을 조금씩 바꾼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이 공간이 조금만 더 ‘관심의 대상’이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공공관리의 한계
눈에 띄는 청소만 하고 대충대충 하는 사람과, 구석구석 열심히 광을 내는 사람에게 주어진
결과와 보상이 같다면 누가 열심히 할 것인가?
관리, 점검, 보상 체계가 없다면, 문제가 안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더구나 관리자들도 순환보직으로 계속 바뀌니, 업무파악도 어려운 와중에 점검이나 보상체계를 제대로 갖출 수가 있겠나? 오래된 임대 아파트일수록 노후화되었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청소관리가 한몫하지 않을까.
반짝반짝 청소하는 아파트 하고, 먼지 가득한 아파트 하고 분위기 부터 다르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
집이 있다는 안정감, 실질적인 안전함을 제공하는 아파트, 따뜻한 아파트.
이 모든 것은 분명 공공이 제공한 것이었다. 그래서 더 바란다.
이 공간이 가난한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떠나는 집’이 아니라 ‘누구나 살고 싶은 집’이 되기를.
공공은 세금을 투여하는 만큼, 더 좋은 서비스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공에서 지은 집이 젤 튼튼하고 깨끗하고 관리도 잘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