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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컬리 Sep 05. 2024

가오가 몸을 지배한다는 것은

달리기를 하다보면, 내면의 나와 대화를 자주 하게 된다 


나는 달리기 후반부에 오는 그 클라이막스 같은 순간에

뇌가 말랑말랑해지고 웃음이 막 나오는 기분 좋은 상태를 좋아하는데, 

자주 느낄수 있는 건 아니다.

 

최대한 속도가 빨라야 하고, 

가슴의 심장박동이 높이 올라가야 하고, 

내가 지금 한계를 이겨내고 있다는 느낌이 생겨야 한다.


대부분의 달리기는 잠시 생각에 빠진 사이, 한눈 판 사이, 

속도를 떨어뜨려 천천히 달리게 만든다.


여기서 필요한건, 

생각이 몸을 지배하게 해야한다는 것.

몸의 이야기에 절대 귀 기울이면 안된다. 


오늘은 마음을 먹었다.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겠다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앞만 보고 달렸다

생각하는대로 몸이 따라와야 한다고 계속 몸에게 이야기 했다

지금 이 속도로 가는게 맞다고. 가야한다고 달래면서 달렸다

내 생각이 육체를 완전히 지배한 순간이었다.

그럴때 희열이 느껴지고 자유가 솟아난다



순간, 가오(정신)가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냥 한낱 가오잡는 남자가 하는 가벼운 말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육체의 한계를 넘겨본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었구나. 

정신력(생각)이 육체를 지배하는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자아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자존감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나도 가오가 육체를 지배하게 만드리라... ㅎㅎ


내 의지가 육체를 지배한 오늘, 잘 달렸다!

오늘은 6키로. 페이스는 6분 1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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