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란 무엇인가?

비영리영역에서 회의를 잘하기 위한 몸부림

by freesunny

비영리계에 몸 담으면서, 20년간 수 많은 회의에 참석을 했다

20대의 나를 당황시켰던 비영리계의 회의는 목적 없는 경우가 참 많았다

지방자치단체 등의 보조금등을 지원받는 경우, 지원금 내역에 회의를 0회 이상하는 걸로

예산이 책정되어 있어 그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회의를 형식적으로 해야하는 경우.

또 민관학 또는 유관기관 등과의 협력을 해야한다는 당위를 실현시키기 위해 해야하는경우

회의를 여는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였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이라기 보다는,

절차상 의무적으로 하거나, 형식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많고,

성과에 회의 건수를 넣기 위해 하는 경우도 많다


회의주재자가 아무런 주제도 주지 않고 '한마디' 해보라고 주문을 걸면,

하늘위에 떠다니는 많은 구름들 중 지금 딱 잡히는 구름한 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시작한 그 구름한 점이 그날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내게 '한마디'해보라는 주문이 다가오면, 무슨 이야길 해야할지 도무지 찾지 못해 힘들었다

목적없이 시간만 보내는 회의를 하고나면, 도대체 내가 뭘 하고 있나 자괴감도 들었다


나는 그런 인간이었다.

대부분은 '한마디'를 잘만 찾아내어 어떤 이야기든 주제로 만들어내는데,

유독 나는 그런자리를 힘들어했고, 피해다녔다.


30대 중반부터는 회의 주재자가 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어떤 가벼운 미팅 자리라도 무조건 페이퍼를 만들었다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구름에 떠다니는 이야기를 하지 않기 위해,

페이퍼에 회의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안을 제시하는 등

최대한 회의가 생산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지난 주.

요청받아 불려간 어느 회의자리에서. 정말 오랜만에 이 목적없는 시간을 보내면서,

아직도 이렇게 회의를 하고 있는 조직이 많다는 사실이.

20대의 나처럼 화도 나지 않고,

30대의 나처럼 힘들지도 않고,

회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이들이 너무나 이해가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보았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옳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이런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서 나를 괴롭힌다


작가의 이전글계약직 직원 채용 면접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