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직원 채용 면접후기

실무자로써 인사채용과정에 참여하기

by freesunny

2년 주기로 계약직 직원을 뽑아야 한다

얼마 전, 2년동안 함께 일해준 젊은 직원들을 한차례 떠나 보냈다

마지막날은 티타임을 하면서 수고했다는 인사를 한 후 1시간 먼저 퇴근시켰다

책상을 한가득 채웠던 짐들을 종이가방에 터질 듯 담아들고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몇몇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참으로 적응하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다음날 아무일도 없었던 듯 출근하는 나를 보면, 적응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새로 2년간 함께 할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

인사채용은 블라인드로 해야하고, 외부심사위원들이 면접관이 된다

심사위원들께 인력들의 담당 업무, 필요역량, 심사기준 등을 설명하기 위해 참석했다

면접인원은 3배수로 같은 직렬의 지원자 3명 또는 4명을 그룹으로 시간을 배정했다


벌써 면접을 10년 가까이 참석하고 있는데,

이날의 인상적이었던 면접자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첫번째는 고위직 퇴직자들이다

가뭄에 콩나듯 가끔 한 두분씩 지원하시곤 하는데

나이가 최소 50대 후반 이상으로 금융권 고위직들이 많고, 경력이 뛰어나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면접 준비가 젊은 지원자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그 동안의 경력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다

구체적 질문에, 자신의 좌우명, 신념 등의 추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두루뭉술한 답변은 아직 실무를 할 준비가 안되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사전에 학습한 내용을 언급하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 어떻게 일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젊은 지원자의 간절한 눈빛과는 상반된다

'재능기부', '사회환원' 등의 불필요한 언급은, 실무적으로도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한다

2030이 대부분인 이 조직에서 젊은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tip => 계약직, 명확한 업무가 있기 때문에, 실무적인 부분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두번째는, 외우는게 너무 티가나는 유형이다

이들은 말하다가, '다시할게요'라며 꼭 다시 하는 경우가 있다. 혹시 말이 꼬이거나 잘못나왔더라도 의미만 잘 전달이 되면 되는데, 토시하나 때문에 다시 말함으로써 외운것을 실토하게 되며 말이 끊김으로써 내용 전달 또한 잘 되지 않는다. 이들은 대체로 눈을 살짝 위로 치켜뜨거나 어디 한 곳에 두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외운 답변을 다 마치면 상대의 반응에 상관없이 스스로 뿌듯또는 후련해 보인다.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질문한 면접관의 의도에 정확히 맞는 답변을 질문자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는 사람의 전달력이 훨씬 좋고 진실되어 보인다.


세번째는, 목소리 큰 사람 유형이다

빈수레가 요란한 경우다. 자기소개 할때부터 큰 목소리로, 자신의 활력과 에너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눈빛, 목소리, 자세, 동작 등에서 그 사람이 가진 '에너지'는 면접관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것을 굳이 말로 어필할 필요가 없는 데도 그것만을 어필한다면 그것만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하나도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그것만 가지고 싶어 '노력' 하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에너지는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만으로 어필해서는 결코 이길수 없다. 더구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잔뜩 안고서, 자신의 에너지를 어필한다면 그것은 그냥 자폭이다


네번째는, 너무 많이 떠는 사람 유형이다

긴장을 할 수가 있다. 아니 많이많이 할 수가 있다. 긴장이 안된다면 그것이 더 비정상적인 자리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된다.

긴장된다고 말을 멈추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행동은 한 번은 괜찮다. 누구나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한번은 기다려준다. 하지만 두번째부터는 떨리더라도 질문에 집중하여 자신의 생각과 준비한 답변을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떨리는 목소리로 끝까지 말을 해내는 사람과 자신의 차례가 올때마다 긴장되어서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업무를 어떻게 할지도 보이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일과 정말 맞지 않는데 여러번 도전하는 유형이다.

만약 두 번이상 떨어진 경험이 있는 곳에 재지원을 하겠다면, 다른 지원자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왜 떨어진 것인지 분석하여야 하며, 그 부분을 메우기 위한 본인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날 만난 지원자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전과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지원했고 동일한 내용을 어필했다. 그럼에도 이 사람을 뽑아야할 이유가 있을까? 결과는 뻔한거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쉬운 사람들이 있다.

내가 봤을때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면접관들은 떨어뜨리게 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따로 연락을 해서 정말 안타까우니 다음에 꼭 다시 도전을 해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다시 도전을 한다고 해서 내가 뽑아줄 수 있는 권한이 있는것도 아니니 참을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한번 떨어진 곳은 내지 않는다


늘 모든 면접은 어렵다.

여러 사람들(특히나 외부위원)의 생각이 모여서 의사결정이 되어야 하는 구조인 이상

정답도 확신도 없는 면접인 것이다

다만 좋은 인재들이 오기를 바라고, 왔다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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