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

by freesunny

엄마와 함께 동네에 생긴 코다리찜 가게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2인분을 시켜 나온 코다리 덩어리들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뼈를 잘 발라먹으라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열심히 뼈를 발라서 먹고 있는데. 갑자기 목 저 아래쪽에서 뼈가 목을 찔렀다

숨을 쉴때마다, 침을 삼킬때마다 뼈가 목을 찔러대는 통증

다행히 가시는 잠깐 걸렸다 내려갔지만, 오래 전 겪었던 트라우마가 올라왔다


그런 내 앞에서 엄마는 자신이 친구들과 회를 먹으러 갔다가

"목에 가시가 걸려 죽는 줄 알았다"며

"조금있다가 내려가서 다행이었지 안그랬으면 병원을 갈뻔했다"는

말을 했다


"엄마, 나는 2주 동안 가시가 목에 걸려서 안내려갔는데. 병원도 안데려갔잖아. 기억 안나나?"

이 말을 하는데 속에서 울컥 올라오면서 눈물이 맺혔다

"침 삼킬때마다 찔러대던 뼈가..."말을 잇지 못하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엄마를 보았다

"지나고 나면 다 모르겠다"

엄마는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고등어 가시가 목에 걸렸고. 매일 저녁 엄마는 참기름을 먹이거나 쌈을 먹이고, 자고나면 나을거란 말만 반복했다. 30년도 더 지난일인데도 그 가시가 목을 찔러대던 느낌이 기억난다

성인이 되었을 때, 나를 방치했던 아픈 기억들 때문에 힘들었고,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며 날 위로해 줄 거라는 그런 기대를 했던 때도 있었다

이야길 꺼낼 때마다 나를 욕하고 비난했기 때문에

또 다른 상처를 받게 되면서 더이상은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


엄마에 대한 기대가 정말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나의 어린 시절이 안쓰러워 눈물이 난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말없이 코다리찜을 먹는 일에만 집중했다

가시를 더 열심히 발라가며 눈물을 멈추게 할 방법을 찾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때 엄마의 젓가락이 내앞으로 왔다.

코다리찜의 뼈를 발라서 "이거 먹으라"고 내앞으로 갖다준다


엄마가 처음으로 생선살을 발라준다.

그것을 한입 먹고, 두입 먹고. 나는 힘을 내본다

"식당에 사람이 많아졌네, 여기 장사가 잘되나보다" 라고 말을 꺼내니

"그래 맛이 좋다"고 엄마가 대답한다.

코다리찜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고 배부르게 웃으며 식당을 나왔다


상대에게 상처를 드러내고, 달래주기를 원했던 때가 있었다.

그렇게 해야만 상처가 아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상처는 나만이 치유하고 달래줄 수 있음을 깨닫는다

내면의 힘이 생기고 단단해져감이 느껴져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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