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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Feb 22. 2023

이직 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다.

이직 준비는 경험 중의 일부분일 뿐

사진 출처 : unsplash


이직 실패 후 나는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몇 년은 더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전에 좋은 곳에서 이직 제안이 오면 가겠지만 그럴 확률도 낮을뿐더러 무엇보다 아직 내가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1년 차가 무슨 용기로 이직을 결심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다.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직을 결심했지만 면접 후 연락이 온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만큼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팀장님에게 원하는 프로젝트에 보내달라고 했다가 한 소리 들었다고 이직을 결심했을 때를 돌아보면 정말 철부지 같은 생각이었다. 


기획은 20년을 해도 모르겠다는 한 윗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정말 잘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런 분도 아직 기획이 너무 어렵다고 하신다. 이제 시작한 나는 참 거만했던 것 같다. 뭐든 배우려면 한 곳에서 끈기 있게 배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회사가 나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다거나 내 커리어를 망치는 프로젝트를 보내지는 않으니 우선 믿고 계속 근무할 예정이다. 다니면서 최대한 내가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습득하여 레벨업이 된 기획자가 돼 보려고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 설계를 하면서도 나의 부족한 점이 드러나 '진짜 개발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든다. 디자이너, 개발자가 봤을 때 너무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며 한 장 한 장 작성할 때마다 엄청난 고민을 한다. 핸드폰에 설치된 여러 앱들을 비교해 가며 왜 이 위치에 이런 기능을 배치했을까? 왜 메뉴를 이 순서대로 나열했을까? 등 '왜?'라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끝이 없는 의심'이다. 그래서 나는 앱을 사용할 때 왜 이런 기능을 넣었는지 왜 이런 식으로 배치를 했는지, 이런 편한 기능을 넣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또한 일 잘하는 기획자들이 올리는 글 중에서 추천하는 도서도 읽어보려고 노력 중인데, 아쉽게도 책은 천천히 읽히고 있다. 번역본이 많은 책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잘 읽히지 않는다. 그래도 필독서라고 하니 읽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기획에는 끝이 없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 3년 차가 지나가면 기획자로써의 어느 정도 두각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개발자 시절처럼 실패하고 싶지 않다. 3년 차가 되었을 때 들었던 수많은 비난을 다시는 듣고 싶지가 않기 때문이다.


자, 이직은 이제 생각하지 말자. 내가 한 층 더 나아지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았다.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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