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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Feb 22. 2023

ADHD 기획자의 무기력 탈출 계획

무기력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사진 출처 : unsaplash


어느덧 ADHD 판정을 받은 지 2년 가까이 되었다. 그동안 약을 먹으면서 일찍 일어나게 되는 습관도 길러졌고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서 생활하는 습관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규칙적인 삶이 갑자기 습격한 번아웃이라는 불청객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기력해지고 싶지 않은데 머리와 몸은 따로 놀고 있는 최근의 나의 모습에 한 숨만 늘어날 뿐이었다. 새벽 4시 30분이면 눈이 떠지던 내가 어느 순간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6시 30분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하고 있으며 저녁에 무언가를 배부르게 먹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배달음식을 시킨다거나 냉장고를 탈탈 털어 무언가를 만들어 먹고 잠을 청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일할 때도 집중을 못하자 윗사람들에게 잔소리를 듣는 날도 갑자기 많아졌다. 왜 이런 걸까?


번아웃이라고 해도 힘을 내서 집중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체력마저 받쳐주질 않아서 그런지 상황은 악화되는 것 같다. ADHD 약을 먹고 있어도 무기력하다는 내 말을 들은 의사 선생님은 운동을 시작하라고 권해 주셨다. 체력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이 말을 드라마 '미생'을 통해 배웠는데 나는 헬스장 가는 것마저도 머뭇거리고 있다. 덕분에 살도 찌고 찐 살을 보며 우울한 날들의 반복이다. 다행히 지금지금 준비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에는 영향이 가지 않았다. 그 시간만큼은 내 체력을 쏟아부어서라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원인은 체력 같았다. 20대의 체력과 30대의 체력은 숫자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완전히 달랐다 두 배로 더 힘들다고 해야 할까? 나는 동네 헬스장을 검색했고 집 앞에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 월급날이 되면 바로 등록해서 운동을 하려고 한다. 열심히 운동을 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줘야 뇌가 활발해진다고 했다. 이렇게 또 글로만 쓰니까 내가 한심하긴 한데 어쨌든 월급날 헬스장을 등록하고 열심히 움직일 것이다. 체력도 체력인데 살이 찌니 옷 태가 나지 않아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체력을 키우면 다시 나의 규칙적인 습관이 돌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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