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화
책장 깊숙이 꽂혀 있던
시집을 펼치자
압화 한 송이
훅, 참았던 숨이 터진다
사막에 잠들어 있던 누란의 미라처럼
몸속 물기 모두 말려
책갈피만큼 얇아져 버린 꽃잎
깨알 같은 글자들을 이불처럼 덮고
생전의 기억을 고스란히 몸에 새긴 채
말라 있다
간절하면 열리는 것일까
제 몸엣것 다 내주고
비로소 화려하게 발굴되는
한 송이 꽃의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