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世間)의 홍정
탑골공원 뒷골목
이곳은 값이 정해지지 않은
세간의 홍정들이 모인 좌판,
중절모와 지팡이가 서로 의견들을 대변한다.
세간의 떠도는 말들이란 뚝 떼어낸 우수리이거나
억지로 깎은 헐값 같지만
세상을 몰라 더 박식해지는
법들이 흥건하다.
틀니의 말과 임플란트의 말이 섞이고
상업과 농업이 섞이고
좌우를 고집하는 젓가락 한 벌 들이 섞인다.
지난해 주고받았던 안녕도 잊고
불안한 안위를 장기판 위에 던지며 받아친다.
동쪽에서 뜬 해가
서쪽에서 붉은 이유 따윈 안중에도 없다.
잠시 고요를 틈타 가라앉았던 하루의 침전과
맑은 부유가 담긴 막걸리 통을 흔들며
소멸과 환생을 흥정한다.
끊임없이 던져지는 빙 둘러싼 훈수에
늙은 오후가 기우뚱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