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떠도는 호수처럼

by 수우미양가


세간(世間)의 홍정


탑골공원 뒷골목

이곳은 값이 정해지지 않은

세간의 홍정들이 모인 좌판,

중절모와 지팡이가 서로 의견들을 대변한다.

세간의 떠도는 말들이란 뚝 떼어낸 우수리이거나

억지로 깎은 헐값 같지만

세상을 몰라 더 박식해지는

법들이 흥건하다.

틀니의 말과 임플란트의 말이 섞이고

상업과 농업이 섞이고

좌우를 고집하는 젓가락 한 벌 들이 섞인다.

지난해 주고받았던 안녕도 잊고

불안한 안위를 장기판 위에 던지며 받아친다.

동쪽에서 뜬 해가

서쪽에서 붉은 이유 따윈 안중에도 없다.

잠시 고요를 틈타 가라앉았던 하루의 침전과

맑은 부유가 담긴 막걸리 통을 흔들며

소멸과 환생을 흥정한다.

끊임없이 던져지는 빙 둘러싼 훈수에

늙은 오후가 기우뚱 흔들린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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