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속도
열차가 머무는 곳 어디에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요
저 외곽 어느 구간을 지나면
빈자리가 생기는 열차를
나는 타지 않을 거예요
지금은 너무 추운 계절이니까요
작별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어 있지 않는
열차를 기다릴래요
거기 빈자리 하나 있어
어떤 설렘이 폐곡선을 그리며 순환하는 열차
지금쯤 아랫녘의 벌판을 지나
청보리밭 푸른 기운을 싣고 오다가
어느 간이역에서 누군가를 위해
잠시 정차해 있을지도 모를,
그러나 열차가 닿는 곳 어디에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첫눈을 끌고 오거나
동백이 피어나는 바람의 환승역이든
꿈의 속도로 달려오는 열차에 오르진 않을 거예요
그대가 아무리 간절해도
지나간 시간을 타고 갈 순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