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가 가지는 힘
형태는 점, 선, 면, 색, 그리고 우리의 기억이 함께 작용하여 시각적 경험을 형성하는 감성적 요소입니다.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구성체가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외부 감각적 경험 중 가장 먼저 인지되는 개념이고, 사물이나 현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자신의 기존 기억과 결합하여서 말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대상의 형태가 더 분명하게 들어옵니다. ‘자세히’라는 단어가 불분명한 표현일 수 있지만, 1) 분명한 기준 2) 구조의 파악 3) 주변 환경과의 관계 4) 형태가 만들어진 원인 5) 형태의 변화 등의 요소로 파악한다면 그 대상만이 가진 특징이 이해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형태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본질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개념적 단어’입니다.
추상에서의 형태와 구체에서의 형태
교실은 외부의 세계를 가지고 들어올 수 없기에 그것을 단순화하거나 왜곡시켜 가져오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나쁜 의미가 될 수는 없습니다. 교실이라는 제한적 환경에서 우리는 학습의 소재들을 그렇게 취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학습의 ‘자료’로 표현합니다. 사회과에서 가장 대표적인 자료는 아마 ‘지도’ 일 것입니다. 특히 형식적 사고가 가능한 고학년에서 ‘지도’는 가장 교과다운 학습의 자료 중 하나로 쓰임을 가집니다. 지도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표를 약속된 기호와 문자를 사용하여 일정 비율로 줄여 평면상에 표현한 그림’입니다.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땅의 모양을 화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지도는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과 학습의 목적에 맞게 주제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힘을 보여줍니다. 추상적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거대한 세계를 종이 한 장으로 줄여, 우리의 마음으로 집어넣는다는 것은 정말 신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밖에 추상의 세계를 우리는 색이나 형태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차가움, 우울함, 날카로움 등과 같은 우리의 감정적 개념을 형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원 하나로 우리는 ‘YES’를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공유된 개념은 ‘형태’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구체에서의 ‘형태’는 어쩌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보면 되니까요. 인체의 형태를 보고 직립을 이끌어 낼 수 있고, 행성이나 위성들의 형태를 보면 회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형태를 보면 건물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고, 배선의 형태를 보면 전기가 어떻게 들어올지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지도를 통해 본 세계
[6사 07-01] 세계지도, 지구본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공간 자료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과 활용 방법을 알고, 이를 실제 생활에 활용한다.
[6사 07-02]여러 시각 및 공간 자료를 활용하여 세계 주요 대륙과 대양의 위치 및 범위, 대륙별 주요 나라의 위치와 영토의 특징을 탐색한다.
[6사 07-03] 세계 주요 기후의 분포와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기후 환경과 인간 생활 간의 관계를 탐색한다.
[6사 07-04] 의식주 생활에 특색이 있는 나라나 지역의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인간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자연적, 인문적 요인을 탐구한다.
[6사 07-05] 우리나라와 관계 깊은 나라들의 기초적인 지리 정보를 조사하고, 정치・경제・문화면에서 맺고 있는 상호 의존 관계를 탐구한다.
[6사 07-06] 이웃 나라들(중국, 일본, 러시아)의 자연적, 인문적 특성과 교류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상호 이해와 협력의 태도를 기른다.
세계지리 영역 성취기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지리적 환경에 따라 인간의 삶의 모습은 다양성을 가지고, 그렇기에 협력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리적 환경은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지도는 곡선이 많아 그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직선을 사용하여 단순화시키면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조금만 연습하면 위치, 방향, 크기 등의 요소까지 모두 부합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지도를 그릴 수 있으면 이제 지도를 분석할 차례입니다.
1) 위도와 경도에 따라 기후와 시차가 생겨납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위도와 경도에 따라 생기는 공통적 속성을 찾고, 위도와 경도가 만들어내는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바다와 접하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바다와 접한 나라와 접하지 않은 나라를 지도에서 찾습니다. 그리고 기준을 더해서 4면이 모두 바다와 접한 나라(섬)와, 3면만 접한 나라(반도) 등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바다와 접함이 없는 나라와 비교하여 내륙국가와 해양국가의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삶의 양식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3) 가로로 긴 나라와 세로로 긴나라
나라가 가로로 길면 시차가 생겨납니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통일된 시차를 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모습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세로로 긴 나라는 기후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칠레나 브라질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도 비율로는 세로가 길어 기후차가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4) 대륙, 대양의 형태
나라가 아닌 대륙이나 대양의 형태를 가지고도 학습할 수 있습니다. 대륙과 나라의 기준도 찾을 수 있고 그린란드가 왜곡되어 지도에서 크게 보인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남극보다 더 작은데도 대륙으로 불리는 유럽에 많은 나라들이 모여 있는 사실로 다툼이나 갈등이 많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대륙인 아프리카의 발전이 느린 이유를 탐구할 수도 있고, 직선으로 나뉜 국경선을 보며, 식민지의 역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5) 지형에 대한 탐구
각 대륙별 주요 산맥, 강, 사막 등을 살펴보면 평면적 사고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대표 지형들을 직접 지도에서 찾아 붙이면서 일반화 문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평면적 사고에서 입체적 사고로
교과다운 학습(학문하기)을 위해서는 교과의 고유 구조에 따른 인지적, 절차적 지식이 작동합니다. 따라서 말 또는 글과는 다른 자료로 교실로 가져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료는 변형 또는 왜곡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종이에 새겨진 글이나 그림, 사진 등은 평면적으로 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나’라는 주체가 인식하는 순간 일어나는 사건에서 생겨나는 3차원의 입체적 세계입니다. 따라서 수학에서 평면적으로만 다루던 기하를 입체적으로 직접 만져보고 조작해 보면서 공간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1) 위, 앞, 옆에서 본 모양으로 구하기
2) 층별로 놓인 개수를 구하여 더하기
3) 쌓기 나무 개수 추측하기(위에서 본 모양이 없을 경우)
4) 각 자리에 놓인 쌓기 나무의 개수를 구하여 더하기
5) 2)와 연동될 수 있는데 층별 모양을 유추해 보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부분의 구조와 전체의 형태를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입니다.
가장 편리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사실 많은 학생들은 4번째의 방법을 직관적으로 택했습니다. 문제집의 문제만 풀어본 결과입니다.
실생활에서 위와 같은 형태의 평면도를 본다면 층별 모양을 나타내는 방법이 부분과 전체를 함께 이해하는 집합적 사고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형태에 대한 일반화
우리가 도출해 낸 형태에 대한 일반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사물이나 대상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형태는 구조와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의미는 인간이 출현하면서 이미 존재했지만 우리는 이름을 붙이며, 즉 개념을 통해 더 확장되었습니다. 어쩌면 인간들만이 가지고 있는 ‘개념’이라는 렌즈. 그 가운데서 ‘형태’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는 자연과 사회와 예술이라는 교과(지식의 형식)를 관통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