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기반 탐구 사례(운동)

자연에서의 운동은 예측가능하지만, 인간세계에서의 운동은 예측 불가능하다.

by 신승엽

민주주의와 천체라는 운동


인간의 움직임도 천체의 움직임도 우리는 ‘운동’이라 합니다. 중의적이고 다의적 의미가 함축된 ‘운동’이지만 사회과에서 말하는 인간의 ‘운동’과 과학과에서 말하는 자연의 ‘운동’은 분명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운동과 자연의 운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가장 상위의 질문으로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인간의 ‘운동’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그것이 개인에서 전체로 전이되고 확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삽시간에 들불같이 일어났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멈춰버리는 것이 인간의 행위 즉 ‘운동’입니다.

반면 자연의 ‘운동’은 예측이 가능합니다. 절대적 진리이진 않지만 46 억년 간 태양은 동에서 서로 움직였을 것이고 그보다 1억 년 후 생겨난 달도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지만 동에서 서로 그렇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인간의 운동이고 무엇이 자연(천체)의 운동인지 그것부터 규명하고 시작해 보도록 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추상적인 개념

우리나라 현대사는 민주주의의 정착과 발전과정으로 점철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무엇이길래 우리는 그토록 그것을 갈망하며 개인으로 그리고 더불어, 모두가 움직였을까요?

한반도의 5천 년 역사 가운데 99퍼센트 이상은 계급사회였습니다. 근대 국가가 출현하고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가 국민들에게 ‘계몽’되면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는 뚜렷하게 알지 못하지만 무엇이 민주주의가 아닌지는 최소한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독재’입니다.


학습 동기 부여 차원에서는 ‘왜’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으나 사실 탐구에서 더 엄밀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학문적 용어(교과와 관련한 개념이라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의 언어화는 탐구의 깊이와 정확도를 더해줍니다.

개념의 언어화를 위해서는 Hilda taba가 제시한 범주화(비교, 분류, 속성, 상황 모형)를 통한 명명의 과정을 거칠 수도 있으며 프레이어(Frayer) 모델과 같은 Thinking routine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연표 만들기

대한민국 건국 이후 민주주의와 관련한 사건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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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과 시기로 사건과 인물을 분류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세로축에 더해 연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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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둠별로 연표를 직접 만들어보고 사건과 시대 그리고 민주주의 정도를 비교해 보면 자연스럽게 토론으로 이어집니다. 사건에 따라 가치가 다르게 부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름에서 가치는 출현한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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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라는 주요 개념 하위 ‘민주주의’와 ‘발전’이라는 관련개념 아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발전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른 가설을 수립했었습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발전했다’라고 민주주의 연표를 통해 그것을 검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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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에서 운동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변화가 심하다. 원인에 따라 변동이 크다” 등의 일반화 문장을 만들었으며 ‘운동, 항쟁, 의거, 혁명, 신념’등의 관련개념을 더해 일반화 문장을 더 정교하게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 도출한 일반화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의 신념은 사회를 움직이며 역사는 변화한다.”


자연(천체)에서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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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의 운동을 관찰하고 만들어진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태양과 달은 왜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일까?

2. 계절마다 별자리는 왜 다르게 보일까?

3. 달은 왜 모양과 위치가 한 달 동안 달라질까?

4. 낮의 길이는 왜 매일 달라질까?


자연에서의 움직임은 지속적인 관찰이 가능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패턴을 정형화시켜 만들 수 있습니다. 가설을 검증한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연은 관찰과 측정, 실험으로 가설 검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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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달의 위치와 모양을 관찰하면서 일지를 작성하고 그것을 표로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달의 이름도 명명해 보았습니다. 달의 공전으로 인해 달의 위상은 변하고 지구 자전(서→동)으로 인해 달과 태양의 일주운동이 일어나고 별자리 또한 일주운동이 일어남을 관측했습니다.

계절에 따른 별자리의 이동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검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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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의 과정 생성되는 또 다른 질문

탐구의 과정에서 또 다른 의미 있는 질문들이 만들어집니다.

“초승달은 서쪽에서 뜨는 것 같아요. 초저녁에 서쪽하늘에서 관측됩니다.”

“달이 자전도 하고 공전도 한다면 그럼 달의 뒷면은 왜 볼 수가 없나요?

“지구가 공전하면 별자리는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다 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깊이 있는 탐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들을 다시 가설로 만들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탐구로 이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교육과정과 관련 없거나 상급학년에서 공부하게 될 내용은 깊게 가르칠 필요는 없지만 개인적인 탐구의 의지를 꺾진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운동’이라는 개념 정리


국어과를 통해서 인간의 신념에 따른 움직임(운동)과 사회의 변화(민주주의발전)에 대한 시를 써 보았습니다. “민주주의가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과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이해하고 인용한 학생이 인상 깊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수많은 역경을 거치며 이루어온 우리의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현대 미술로 표현해 보기도 했습니다. 지면의 한계로 모두 소개는 못하지만 언제는 그들의 작품을 소개할 기회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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