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가장 많이 간 해외가 홍콩입니다. 출장 3번, 개인적인 여행 1번. 홍콩은 갔다오면 그리운 곳입니다. 첫 인상은 너무 혼잡하고 너저분하고 더웠지만, 마지막 인상은 떠나기도 전에 그리운 감정이 드는 곳이 되었습니다.
저는 홍콩이 누가 뭐래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절하고 자존심 있는 홍콩 국민들이 주말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누군가는 현 상황을 광주 민주화 운동에 빗대더라고요. 아름답고 아름다운 홍콩이 홍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것이 되길 바랍니다.
1. 2012년 첫 홍콩
회사에 입사한 지 3개월 됐었나, 암튼 초짜 티를 벗지 못했을 때였는데 당시 부국장이 차장에게 "야, 이 출장은 안기자 보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귀를 의심했고 차장이 "아직 해외 출장 보내기엔 이르지 않나요..."라고 했던것도 기억납니다. 그 때 부국장은 그랬습니다.
부국장: "아 몰라. 사람 없어! 어쩔 수 없어. 안기자 보내."
날 불러낸 부국장: "자~ 너에게 특별히 해외 출장 기회를 주겠다. 잘하고 와!"
며칠 뒤 저는 후덜덜 거리며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아는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고, 00일보 기자에게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가 "우리 인사는 차근차근 하죠?"라는 차가운 반응을 들었던 것도 기억납니다. 아 지금 생각하니까 웃기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홍콩 디즈니랜드. 출처 픽사베이. 이 때 찍은 사진 없음...
이 출장은 홍콩 관광청에서 초청한 것이었기 때문에 홍콩의 좋은 곳은 다 다닌 일정이었습니다. 디즈니랜드도 갔었고요, 빅토리아피크였나....암튼 야경 명소도 갔었고...정말 좋았지만...잔뜩 긴장해 있었던 저는 그 홍콩을 즐길 수 없었습니다...너무 덥고...사람이 많았고....복잡했고....일정은 촘촘했고....그렇지만 저는 음식을 너무 잘 먹었으며, 야경은 끝내줬다는 인상은 제대로 받았습니다.
2. 2012년 연말 두번째 홍콩
이번에도 출장이었습니다.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 아이 조'의 홍콩 현지 쇼케이스 현장 취재 차 진행된 출장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음식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칠리 크랩이었나? 암튼 매콤한 게 요리를 남겼는데, 7년 전 남긴 게 아직도 생각날만큼;;;;; 맛있었습니다...그리고 허류산 망고주스. 정말 최고. 홍콩에 대한 마음이 좀 풀렸던 출장이었습니다. 영화는 망했다고 합니다.
이 때는 한국에 허류산 안들어왔었음. 그리고 가격도 지금 한국보다 훨~씬 쌈. 짱맛...
3. 2013년 세번째 홍콩
이번에도 출장이었습니다. 음악방송 채널 엠넷에서 매년 연말 진행하는 시상식 MAMA를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출장은 당시 연예부 기자들에게는 나름 악명이 높은 출장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일정을 보낼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계속 '인터뷰->취재->공연관람->취재'로 이어지는 스케줄이었고, 실제로 저는 이 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한국 마감시간에 맞춰 기사를 써내야 했기 때문에 약간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 날씨의 홍콩은 저에게 보다 친절했습니다. 저녁식사 겸 볼 수 있었던 야경은 전년보다 더 아름다워졌고, 길거리엔 여전히 사람이 많았지만 그들의 표정이 부드러워 보였던건 스티비원더의 라이브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4. 2015년 네번째 홍콩
드디어 여행으로 간 홍콩은 떠나오기 너무 아쉬웠습니다. 2박3일처럼 보낸 1박2일의 여행이었는데, 홍콩시간으로 아침 7시에 공항에 떨어졌습니다. 호텔 로비에 짐을 맡기고 와다다다 돌아다니다가 그냥 들어간 곳이 미슐랭 스타 딤섬 맛집이었습니다. 제가 맛있게! 먹고 나오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고요.
홍콩에서 이제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됨...평정심을 찾음..여유로운 마음으로 줄을 서 제니쿠키도 사고(그간의 출장에서는 살 시간이 없었습니다), 코즈웨이베이를 넋 놓고 돌며 쇼핑도 하고, 밤 늦게 호텔에서 보는 야경도 이제야 찬란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저는 홍콩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영화 '첨밀밀'이나 '중경삼림'을 돌려보며 '꼭 다시 가야지'하고 그리움을 달래게 되었습니다.
지금 홍콩에 가는 건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고 있는 홍콩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네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화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