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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자 May 05. 2020

상추 없애기

상추비빔밥과 상추전

대형마트까지 가고 싶지 않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일단 최소한 꾸미고 가야돼서 빨리 갔다 올 수 없다. 그리고 무조건 많이 사게 된다.


얼마 전 삼겹살을 사면서 옆에 채소 파는 할머니에게 상추를 샀다. 2000원어치인데 진짜 너무 많았다.


인터넷을 뒤져 상추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찾아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일단 너무 많아 씻는 것도 일이었지만 보관해두니 마음은 뿌듯했다. 하지만 도대체 줄어들지가 않았다...ㅜㅜ 그래서 나름 요리?를 시도했다. 상추전.



매우 간단한 음식이지만 이게 또 규칙이 있다. 사진만 보면 밀가루가 거의 없는 것 처럼 보이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첫번째 상추전을 할 때는 "나는 밀가루를 조금만 먹을테야. 살찌고 싶지 않을테야" 해서 정말 밀가루를 조금 넣고 기름도 조금 두르고 전을 시도했더니 진짜 맛이 없었다. 전의 모양이 갖춰지지 않고 무슨 떡 처럼 돼서 질감이 진짜 별로였다. 공 들여 음식 쓰레기를 만든 꼴이었다...


그래서 저거는 밀가루를 "아...진짜 이정도는 넣어야 되나-_-" 하면서 넣었고(그래도 김치전 같은 음식에 비하면 조금이긴 하다), 상추를 듬뿍 잘라 넣어 반죽을 만들고, 프라이팬에 카놀라유를 충분히 둘러주고 구웠다. 그랬더니 맛이 괜찮았다. 상추가 꽤 많이 들어갔다. 야채도 많이 먹을 수 있으니 좋은 방법이었다.


그런데 아직 한가득 더 남았다 ㅠㅠ



그래서...상추를 가득 잘라 넣고 비빔밥을 해먹었다. 계란을 보니 할 말이 있다. 울 집은 3년 째 동물복지란을 사먹고 있다. 동물은 사랑하지만 사랑할 방법을 모르니 최소한의 것이라도 하자는 의미다.


오뎅국(어묵국이라고 하고 싶지 않아)은 생각보다 쉬운 음식이다. 조미료 없이도 오뎅만 넣고 끓여도 맛이 난다. 나는 그래도 무도 넣고 두부도 넣었다. 오뎅국 맛있었다. 그리고 상추. 한봉지 더 남았다...ㅠㅠㅠㅠㅠ


냉장고는 희안하다. 먹을게 없는 것 같은데 보면 또 먹을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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