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갈등을 겪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자기 얘기가 되면 그 스트레스는 말로 못합니다. 사실 결혼은 당사자에게도 불안 요소지만, 부모에게도 스트레스입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자식에게 전하는 행동은 정말 삼가야겠습니다. 요 며칠 몇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당사자가 더 스트레스 받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난 결혼을 하지 않을테야. 왜냐면 내 삶은 너무나 소중하니까...☆' 라고 말하는 사람들 있는데, 저는 저렇게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초딩때는 저 생각 한 적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하면 인생 망한다고 ㅋㅋㅋ 하지만 나이 들 수록 오히려 나랑 맞는 사람을 만나서 가족을 이룬다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중요한 일이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아무나 하고 할 수는 없잖아요? 제가 좋다는 사람은 절 안좋아하고. 제가 싫다는 사람은 호감을 보이는 것 같을 때, 결혼이 급하다면 '누구든 뭔 상관이야' 싶겠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진짜 중요한게 뭔지 저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ㅜ 좀 까먹어라.
TV를 보면 굉장히 잘 나가는 나이 좀 있는 커리어 우먼?들이 "결혼하면 제 커리어가 다 망한다구요!" 라고 하지만. 저는 (정말 미안하지만) 핑계로 보입니다. 진짜 괜찮은 사람 생기면 결혼해서도 커리어를 지킬 방법을 찾겠죠. 제가 보기엔 별로 쿨한 멘트같지 않습니다.
2. 스트레스 왜 받는 이유 중 하나, 주변에 민망해짐
나이는 먹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나대로 살고 있을 뿐인데 주변에 민망해지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이건 겪어보지 않으면 정말 모름. 주변에서는 저를 실제보다 약간 어리게 봐서 '결혼은 으레 안했으려니' 생각은 하는데, 남친 없다고 하면 갑자기 숙연해지는 분위기는 제 자격지심인가요? 아 자격지심인가봄 ㅋㅋㅋㅋ
이 외에도 가족에게도 민망한 일이 생기기도 하고, 친구사이에서도 그렇고, 이런저런 안겪어도 될 법한 일들이 생깁니다. 그리고 주변에 소개팅해달라는 얘기 진~짜 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호통 한 번 치고 나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니 진퇴양난입니다.
3. 결혼만 빼면 성실했는데
옛날옛적 모셨던 모 부장이 제 선배에게 저를 두고 "쟤는 일에 푹 빠져 살고 있어"라고 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몇 번의 비슷한 평가를 들었어요. 암튼 제가 생각해도 저는 일을 참 좋아하기도 하고, 약간 완벽주의 성향도 있어서 누가 뭐라 하든 말든,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이 메이저이든 아니든 늘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직장인으로서, 딸로서는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결혼 얘기만 나오면 저는 참 모자란 자식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역시 여자는 직업이고 뭐고 일단 결혼을 해야 하는 걸까? 그건 아닌데.
4. 이제 좀 그만
부모와 자식간의 사이는 정말 특별하지만 결혼을 두고는 서로 상처를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이건 제3자의 기대를 맞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에게 결혼이 최우선의 가치라고 설파하는 사람도 있었고(어느정도는 동의합니다), 남자들이 여기자들을 안좋아한다는 독설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저의가 없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라도 느긋한 마음을 전해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훈수'를 두려고 하는 마음은 제발 마음으로만 간직해 주세요. 결혼 유무에만 차이 있을 뿐이지 누가 더 잘 살고 있는지는 함부로 판단할 수 없으니까요~
모든 사진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