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ㅋㅊㅋ
오늘 기자가 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ㅋㅋ
자축..까진 아니지만 기념하고 싶었습니다.
10년 동안 많은 것을 느껴서 차근차근 정리해보려 합니다.
미디어 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거나 기자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좋아졌다는, 굳이 말 안해도 다 아는 사실 말고 개인적인 느낀점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글을 쓰고 싶어서 기자가 됐습니다. 저는 역사 책에 나오는 문인들 중에서 기자 출신도 많고 기자는 글 잘써야 한다길래 저랑 맞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0년간 기자 일을 하면서 남들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 포인트가 분명 있었습니다.
기자 초반에는 저걸 너무 많이 했습니다. 할 때마다 미칠 뻔. 길 가는 사람 세워서 "안뇽하세요. 저는 어디 기자입니닷. ~~~~~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욧!" 이렇게 묻는 게 제 성격하고 너무 안맞았던 겁니다. 저건 사실 지금도 힘듭니다.
저는 제 성격이 외향 50, 내향 50 인 줄 알았습니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향이 거의 90이었습니다. 기자를 하려면 외향적인 성격이 이로울 때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위 내용하고 연관되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 뻔뻔한 사람이 기자직에 더 맞기도 합니다. 남에게 아픈 기사 쓰고도 뻔뻔하게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매일매일이 힘들어요. 저는 마음을 쓰는 타입입니다. 그리고 철판 까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싫어합니다. 물론 스스로 당당한 기사를 쓰는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저는 기자를 하면서 연예인과 인터뷰도 할 수 있었고, 기업 대표도 만날 수 있었고, 노숙인 월드컵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곧 독이 되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정말 뭐가 된 것 처럼 생각하는 기자들이 지척에 널렸습니다. 그 기회는 사실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 주는 건데 매일 마감하면 그 사실을 잊기 십상입니다.
최근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전화로 뭔가를 물어보고 전화를 끊었는데. 남는 게 없다. 이건 어떻게 된걸까. 제 질문의 문제입니다. "아 방금 질문 좀 구렸어 ㅠㅠ" 라고 생각할 때가, 사실은 여전히 많습니다. 상대방이 정보 제공에 미숙한게 아니라, 제대로 질문하지 못한게 후회될 때가 여전히 있습니다.
옛날옛적에 쓴 기사들을 쭉 훑어보면 '꽤 잘 썼네' 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나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게 지금 읽어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취재원과의 관계는 여전히 어렵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정말 1%도 장담할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