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이러니:사람을 알려주다니

by 안기자

올 초 설 연휴 중에 당직을 하루 섰는데요. 그 때 국내 코로나 3번째?4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속보를 처리했습니다. 코로나도 아니고 '우한폐렴'으로 썼던 것 같네요. 그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출입하는 유통 관련 출입처들은 보도자료에 '언택트'라는 새로운 용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언택트라는 용어는 '이어졌다'는 의미를 담은 '온택트'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진행됐던 올해였습니다. 실제로 사람과 마주하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던 해였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결국 코로나는 결정적인 일은 사람이 한다는 걸 가르쳐준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택배가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장도 보고, 회도 사먹고, 화장품도 사고, 옷도 사고, 음식도 시켜 먹었습니다. 정말 모바일 페이지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많은 택배 기사 분들이 과로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온택트'의 어두운 면이었습니다. 결국엔 사람이 전달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잊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택배사들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지만 연말까지도 사망 소식이 들려온 점은 '이제 택배를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했습니다. 저도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많이 샀는데, 코로나고 뭐고 그냥 내가 장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대형마트의 배송은 택배와 다르긴 하지만...)


home-4095022_1280.jpg 픽사베이


그리고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말 접했던 김하종 신부의 '안나의 집'만 해도 그렇습니다. 안나의 집은 노숙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는 곳인데요. 얼마 전에 벤츠를 타고 온 모녀가 밥을 달라고 해서;; 논란이 됐었습니다. 이 논란 이후 후원금이 많이 들어왔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하지만 결국 밥을 짓고, 도시락을 나눠주는 건 또 사람입니다. 봉사자들이 없으면 불가능한 업무니까요.


영국에서는 지금 병상이 없어서 구급차에서 치료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의사들이 나서서 '제발 모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또 모이는 사람들이 있고, 또 개개인의 상황을 함부로 재단하기도 어렵고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인 것 같네요..


모든 사건에서 배울 점을 얻어야만 하는 게 인생이라면 "됐다"고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코로나는 결국엔 세상은 사람에 의해 굴러간다는 걸 잘 알려준 것 같습니다.


social-media-3846597_1280.png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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